‘킹’ 손흥민, 亞 최초 EPL 골든부트…우린 ‘손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입력 2022-05-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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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세이셔널’ 손흥민(30·토트넘)이 한국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노리치의 캐로 로드에서 열린 노리치시티와의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최종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멀티 골을 폭발시켜 팀의 5-0 대승을 진두지휘했다.

토트넘이 3-0으로 앞선 후반 25분 루카스 모우라의 패스를 받아 골맛을 본 손흥민은 불과 5분 뒤 상대 문전 왼쪽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중거리 슛을 꽂아넣으며 리그 22호·23호골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같은 시각 울버햄턴을 상대로 득점한 리버풀 골잡이 모하메드 살라(이집트)와 득점 공동 1위가 돼 골든부트(득점왕)를 받았다. EPL에서는 득점 동률이면 출전 횟수·시간 등을 감안하지 않고 공동 득점왕으로 정한다. 역대 EPL 공동 득점왕은 올 시즌까지 5차례 탄생했고, 손흥민은 리그 23골·7도움을 포함해 올 시즌 24골·8도움을 올렸다.

값진 선물은 또 있었다. 22승5무11패, 승점 71을 기록한 토트넘은 정규리그를 4위로 마쳐 부와 명예가 동시에 주어지는 ‘꿈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을 쟁취했다. 손흥민은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득점왕의) 오랜 꿈이 현실이 됐다. 정말 믿을 수 없다. 감격스러운 순간”이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사진출처 | 토트넘 홋스퍼 FC 트위터



●EPL 넘버1 & 아시아 넘버1

한국은 물론, 아시아 출신 선수가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로 통하는 EPL 득점왕을 수상한 것은 손흥민이 처음이다. EPL을 포함한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를 통틀어 아시아 선수가 득점 부문 꼭대기를 찍은 것도 최초다.

아시아 선수의 유럽 1부리그 최다득점 기록도 당연히 깨졌다. 이전 기록은 2017~2018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에서 이란의 알리레자 자한바크시(페예노르트)가 AZ알크마르에서 올린 21골이다.

당연히 각종 지표도 새로 썼다. 4월 10일 애스턴빌라 원정에서 해트트릭을 몰아쳐 본인의 리그 최다골 타이를 이뤘고, 1일 레스터시티와 홈경기에서는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종전 기록(17골)을 넘어 한국인 유럽리그 최다골을 달성했다. 8일 리버풀 원정에선 아시아 첫 유럽 빅 리그 20호골을 만들었고, 13일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에선 아시아 유럽리그 최다골 타이를 찍은 뒤 노리치 원정에서 놀라운 역사를 창조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롤 모델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멀찍이 따돌렸다. 호날두는 손흥민이 침묵한 3월 토트넘과의 대결에서 해트트릭 쇼를 펼쳤음에도 18골·3도움에 그쳤고, 팀 동료인 해리 케인(잉글랜드)도 17골·9도움에 머물렀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점은 득점 순도다. 손흥민은 단연 최고였다. EPL에서 80차례 슛을 시도해 무려 23골을 뽑았다. 슛을 4회 정도 시도하면 그 중 1골은 성공했다는 얘기다. 반면 살라는 139회, 호날두는 110회에 달했다. 케인도 133차례 슛을 날렸다. 또 살라는 5골을 손흥민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페널티킥(PK)으로 만들었다.

사진출처 | 토트넘 홋스퍼 FC 홈페이지



●토트넘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다

손흥민은 다사다난한 토트넘의 올 시즌 처음과 끝을 장식했다. 지난해 8월 14일 홈에서 열린 맨체스터시티와 리그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가동했고, 노리치 원정에서 마지막 방점을 찍었다.

종종 부상에 시달렸지만 침묵의 기간은 거의 없었다. 지난해 8월(2골)을 시작으로 9월(1골)~10월(1골)~12월(4골)~올해 2월(2골)~3월(3골)~4월(4골)~5월(6골)까지 매월 꾸준하게 득점을 적립했다.
손흥민은 양발을 잘 쓰는 공격수의 진가를 발휘했다. 헤더 골 없이 왼발 12골, 오른발로 11골을 만들었는데, 지난해 8월 29일 왓포드와 홈경기에서 이번 시즌 유일의 직접 프리킥 득점을 터트렸다.

다양한 각도, 위치에서 남다른 골 감각을 뽐낸 손흥민은 도우미도 적지 않았다. 대부분이 EPL 최다 합작골 기록을 만든 케인을 떠올리지만 이번 시즌 5골에 그쳤고, 이는 데얀 쿨루셉스키와 동률이다. 특히 쿨루셉스키는 3월 이후에만 올린 기록이다. 그 외에 루카스 모우라가 3골, 세르히오 레길론이 2골, 스티븐 베르바인과 라이언 세세뇽이 각각 1골씩 도왔다.


●폭등한 월드클래스의 가치, 우승 트로피만 남았다


최고의 리그에서 정점을 찍은 만큼 몸값 폭등은 당연한 수순이다. 지구촌 축구시장 가치를 다루는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손흥민의 가치를 8000만 유로(약 1067억 원)로 산정했다. 함부르크SV(독일)에서 프로 데뷔한 2011년 1월, 300만 유로(약 40억 원)에서 꾸준히 몸값이 올랐다. 바이엘 레버쿠젠(독일)에선 최대 1600만 유로(약 213억 원)를 찍었고, 토트넘에선 2500만 유로(약 333억 원)에서 시작해 현재 3배 이상 폭등했다.

또한 손흥민은 막대한 성과급도 받는다. 영국 언론은 지난해 7월 토트넘과 4년 재계약한 그의 주급을 20만 파운드(약 3억1600만 원)로 예상했는데, 성적에 따른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 토트넘이 UCL 조별리그 참가로 약 1525만 유로(약 204억 원)의 부가 수익을 확보한 터라 손흥민은 행복한 여름을 보내게 됐다. 현지에선 토트넘의 프리시즌 최대 과제로 그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탈리아), 케인의 잔류를 꼽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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