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 대패하고, 최루탄에 경기 중단되고…달갑지 않은 이집트전 추억 [스토리사커]

입력 2022-06-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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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집트와 평가전을 갖는다. 6월 4차례 A매치 시리즈의 마지막 경기다. 당초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인 손흥민(토트넘)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살라의 부상으로 무산됐다.

이집트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2위로 한국(29위)보다 아래다. 통산 전적에선 5승7무5패로 팽팽하다.

양 국의 첫 격돌은 1964년 도쿄올림픽 무대에서다. 당시 남자축구의 아시아쿼터는 개최국 일본을 제외하고 3장이었는데, 한국과 이란, 북한이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북한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마찰 끝에 개막을 앞두고 기권했다.

1948년 런던 대회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은 한국축구는 체코슬로바키아와 브라질, 아랍연합공화국과 한조에 편성됐다. 그야말로 ‘죽음의 조’였다. 아랍연합공화국은 1958년 이집트와 시리아가 연합해 세운 나라인데, 현재는 이집트가 기록을 계승하고 있다.

체코슬로바키아(1-6 패)와 브라질(0-4 패)은 벅찬 상대였다. 조별리그 2연패로 토너먼트 진출이 좌절된 한국은 아랍연합공화국에도 0-10으로 무참히 깨졌다. 1948년 런던 대회에서 스웨덴에 0-12로 패한 이후 또 다시 두 자릿수 대량 실점의 참사를 겪었다. 체코슬로바키아에 이어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오른 아랍연합공화국은 대회 4강까지 진출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집트와 2번째 만남도 슬픈 역사다. 민주화 투쟁이 한창이던 1987년 6월 10일 대통령배국제대회에서 맞붙은 양 팀의 경기는 전반전도 마치지 못한 채 중단됐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쏜 최루탄 연기가 경기장(마산공설운동장) 안으로 날아들었고, 연기를 마신 이집트 선수들은 고통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결국 주심은 더 이상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경기 종료를 선언했다. 대회조직위는 다음 날 재경기를 발표했지만, 이집트 측의 강력한 항의로 0-0 무승부 처리됐다.

양 국이 가장 최근에 만난 것은 17년 전인 2005년 2월 4일 서울에서 열린 친선전이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네덜란드)이 이끈 한국대표팀은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평가전을 가졌는데, 심각한 수비불안을 노출한 채 0-1로 패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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