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자이언트스텝’…불확실성 해소로 세계증시 ‘반등’

입력 2022-06-17 09:0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6일(한국시간 ) 미국 워싱턴D C 연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연준 의장 “인플레 낮추는 데 전념”
7월에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높아
한국도 0.5%p 올리는 빅스텝 예상
대출 이자상환 부담 등 후폭풍 우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6일(한국시간)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p를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글로벌 증시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글로벌 증시는 ‘안도 랠리’

미국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은 1994년 11월 이후 27년7개월 만이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0.75∼1.00%에서 1.50∼1.75%로 크게 상승했고, 한국(1.75%)과 미국(상단 기준)의 기준금리가 같은 수준이 됐다.

미국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한 데는 최악으로 치닫는 인플레이션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8.6% 급등해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통상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물가상승 압력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다시 낮추는 데 강력하게 전념한다”고 했다. 또 “분명히 0.75%p 인상 폭은 이례적으로 크며 이런 규모의 움직임은 흔치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관점에서 봤을 때, 다음 회의에서 0.50%p 혹은 0.75%p 인상이 가능성이 높다”고 해 7월 열리는 FOMC에서도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미국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에도, 글로벌 증시는 ‘안도 랠리’를 펼쳤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3.70p(1.00%) 오른 3만668.5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54.51p(1.46%) 상승한 3789.99, 나스닥 지수는 270.81p(2.50%) 급등한 1만1099.15에 장을 마감했다.

국내 증시도 소폭 상승해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3p(0.16%) 오른 2451.41, 코스닥은 2.74p(0.34%) 오른 802.15에 마감했다. 이는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이 경기와 인플레이션 억제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진행됐고, 이미 증시에 긴축 우려가 반영이 된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반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6일 오전 전 거래일보다 상승하며 출발한 코스피 지수가 표시된 서울 중구 하나은행 주식전광판. 사진 | 뉴시스



●한국은행 금리 인상에 영향

미국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이라는 초강수를 둔만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한국은행은 연준보다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동시에 금리 인상 시점도 한발 빠르다. 이는 미국보다 금리가 낮을 경우 내외 금리차로 외국인 투자금의 유출로 인한 증시 하락 등의 가능성을 막기 위한 조치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같은 수준이 된 만큼, 당장 한국은행에 기준금리 인상폭 확대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7월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돌며 물가상승의 경고등이 켜진 것도 기준금리 인상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16일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다음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까지 4주가 남아 있어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시장 반응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혀,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런 상황에서 상환능력 이상으로 대출을 끌어다 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족 및 코로나19 여파로 대출이 늘어난 자영업자의 대출 이자 상환 부담 등 후폭풍이 점쳐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0.25%p 올리는 베이비스텝 시 가계가 부담하는 연간 이자는 약 3조2000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출자 1인당 더 내야 하는 이자는 연간 약 16만1000원 정도다. 이를 빅스텝과 자이언트스텝에 적용 시 각각 2배와 3배의 수치가 나온다.

여기에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바로 받는 변동금리 가계대출 비중이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의 76.1%에 달할 정도로 높은 것도 문제다.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저금리 기조가 이어온 탓에 대출자들이 굳이 고정금리를 이용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게 대출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