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로’ 하예린 “외할머니 손숙 보며 꿈 키워…연기는 내게 힐링” [인터뷰]

입력 2022-06-2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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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오리지널 시리즈 ‘헤일로’의 주연 하예린이 “외할머니인 배우 손숙을 따라 평생 연기할 것”이라며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사진제공|파라마운트+

티빙 우주 전쟁 SF드라마 ‘헤일로’ 하예린

힘든 시기 운명처럼 만난 첫 주연작
나고 자란 호주서 버티며 연기 공부
부모님 고향인 한국서도 공개 뿌듯
박찬욱·봉준호 감독님과 작업 꿈 꿔
다양한 작품·캐릭터 끊임없이 도전
호주 시드니에서 태어나고 자란 신예 하예린(24)은 원로 배우 손숙(78)의 외손녀이다. 해외에서는 파라마운트+ 오리지널 시리즈 ‘헤일로’로 화려하게 ‘주연’으로 데뷔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외할머니의 이름과 함께 관심 받고 있다.

‘손숙 외손녀’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16일 화상으로 만난 그는 “할머니가 그만큼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으니 당연한 결과”라며 의연해했다. 최근 티빙을 통해 ‘헤일로’를 “부모님의 고향”이자 “꿈의 출발점”인 한국에도 공개돼 “기쁘기만 하다”고 웃었다.


●“할머니 따라 연기자 꿈 키워”

손숙은 그의 “영원한 롤모델”이자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다. 최근 ‘헤일로’ 홍보 차 한국을 찾은 손녀딸을 아무 말 없이 “힘들지?”라며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예전엔 어떻게든 ‘하예린’으로 알려지고 싶어서 할머니의 이름을 숨겼죠. 지금은 50년 넘게 연기를 포기하지 않은 할머니를 따라 열심히 하면 그뿐이란 생각이 들어요. 할머니는 제 ‘열렬한 팬’이랍니다. 휴대전화 배경화면에 제 사진을 깔아놓고 주변에 자랑하기 바빠요.”

“연기자의 꿈”을 가진 순간도 다섯 살 무렵 할머니의 연극을 보던 날이었다. 무대 뒤 대기실에서 바쁘게 분장을 고치고, 대사를 맞춰보는 배우들을 구경하면서 “저렇게 자신감 넘치고 멋진 사람들이 되고 싶다”는 열망을 키웠다.

“제가 살던 지역에는 한국인이 거의 없어서 때때로 왕따나 인종차별을 당하며 마음고생을 했어요. 치열하게 연기공부를 하면서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순간도 많았죠. 그래도 버텼어요. 수많은 감정표현을 하는 연기야말로 제게는 ‘힐링’이었거든요. 하면 할수록 어렵더라고요. ‘배우는 힘든 직업’이라는 할머니의 말씀이 거짓이 아니었지 뭐예요. 하하하!”


●“언젠가 박찬욱 감독 만날래요.”


그렇게 버티다가 2019년 “운명 같이” ‘헤일로’를 만났다. 시드니 국립극예술원 졸업 작품을 만들던 중 “선배가 보내준 배우 모집 공고”가 인생을 바꿨다. 장대한 우주 전쟁을 그리는 SF드라마에서 반군의 딸 ‘관 하’를 연기하며 세계 시청자에 눈도장을 찍었다.

“2년 반 동안 드라마에만 매달렸어요. 옆통수의 머리카락을 모두 밀어버린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유지했고, 액션 신을 연기하다 허벅지 부상을 당하기도 했죠. 부담이 컸지만, 거기에 빠지면 이도저도 안 될 것 같아서 최선을 다 하자는 생각만 했어요.”

한국계 배우와 한국어 대사가 등장하는 드라마를 연기하며 “케이(K) 콘텐츠의 힘”을 제대로 느꼈다. “방탄소년단이나 ‘오징어게임’을 외치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서는 “확실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에 끊임없이 도전할 거예요. 그게 동양인 배우로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해요. 언젠가는 박찬욱, 봉준호 감독님과 작업할 날도 꿈꿔요. 할머니와 한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면 인생에서 가장 뜻 깊은 시간을 보낼 것 같아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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