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방불케 한 두산 벤치의 뚝심, 한 달만의 위닝시리즈 이끌었다 [잠실 SD LIVE]

입력 2022-07-07 22:1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키움에 4-2로 승리한 두산 김태형 감독이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마치 포스트시즌(PS)을 방불케 한 벤치의 뚝심이 돋보였다. 두산 베어스가 9연승을 달리던 키움 히어로즈에 2연패를 안기며 3연전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두산은 7일 잠실 키움전에서 4-2로 이겼다. 6월 7~9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2승1패) 이후 근 한 달 만에 3연전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날(6일) 짜릿한 역전승으로 5연패에서 벗어났고, 이날은 벤치의 한 박자 빠른 판단으로 값진 승리를 따냈다.

이날 두산 선발투수는 로버트 스탁. 올 시즌 16경기에서 7승5패, 평균자책점(ERA) 2.99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지만 명암이 확실했다. 앞선 5경기에서 26이닝 동안 17개의 볼넷을 내줬고, 승부가 길어진 탓에 야수들의 집중력까지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날도 초반부터 제구에 애를 먹으면서 4.2이닝 4안타 4볼넷 6삼진 2실점에 그쳤다.

두산 벤치의 과감한 선택은 0-2로 뒤진 5회초 2사 1루서 나왔다. 선발투수로서 최소 임무인 5이닝 투구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겨두고 가차 없이 우완 사이드암 박정수로 교체했다. 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적시타를 터트렸던 야시엘 푸이그와 승부가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스탁은 교체 사인에 다소 불만스러운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으나, 두산 벤치는 단호했다. 잡아야 할 경기라고 판단하면 확실하게 승부수를 띄우는 김태형 두산 감독의 뚝심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이 선택이 최상의 결과를 만들었다. 박정수는 푸이그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고 급한 불을 껐다. 그러자 5회말 타선이 힘을 냈다. 1사 2·3루서 전날(6일) 역전 결승 만루포의 주인공 허경민이 동점 2타점 2루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곧이어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우전적시타를 날려 3-2 역전에 성공했다. 팀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선발투수를 과감하게 교체한 것이 시작점이었다.

1점차 리드에서 꺼내든 불펜 카드도 마치 톱니바퀴처럼 딱딱 맞아떨어졌다. 박정수를 시작으로 최승용(이상 0.2이닝)-박치국(2이닝)-정철원(1이닝)이 4.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8회말 2사 2루서 터진 조수행의 중전적시타로 4-2를 만든 덕분에 9회 등판한 정철원은 한결 편안한 투구로 데뷔 첫 세이브까지 따냈다.

과감한 판단이 흐름을 바꾼 이날 경기는 한창 좋을 때의 두산을 떠오르게 했다. 중위권 도약을 꿈꾸는 두산으로선 의미 있는 한판이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