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김남일 감독. 스포츠동아DB

성남 김남일 감독. 스포츠동아DB


K리그1(1부) 선두를 상대로 무실점 경기를 펼쳤던 것은 신기루였을까. 이대로라면 성남FC는 K리그2(2부)로 강등을 피할 수 없다.

성남은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21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새로운 외국인선수 밀로스가 멀티골을 터트렸지만, 수비가 버티지 못해 승점 사냥에 실패했다. 3연패를 포함해 최근 7경기에서 3무4패로 부진하다. 12팀 중 최하위(2승6무13패·승점 12)로 다이렉트 강등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6월 초 A매치 휴식기 이후 김남일 성남 감독은 마상훈~김지수로 구성된 센터백 조합으로 수비진을 재편했다. 대구FC(1-1)~김천 상무(1-1)~울산 현대(0-0)전을 거치며 수비 안정을 이루는 듯했다. 특히 울산의 파상공세에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면서 잔류 희망을 엿보였다.

그러나 성남은 강원FC(0-2)~포항 스틸러스(1-4)~제주전에서 잇달아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좋은 활약을 펼치던 마상훈의 부상 여파가 치명적이었다. 강원전 도중 부상을 당했던 그는 포항전에 결장한 뒤 제주 원정경기에서 선발로 복귀했으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됐다.

이대로라면 구단 역사상 2번째 강등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성남은 2016시즌 K리그 클래식(현 K리그1) 11위에 그친 뒤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강원에 밀려 2부리그로 강등됐다. 2018시즌 K리그2에서 2위를 차지해 승격했으나, 4시즌 만에 다시 강등의 쓴맛을 볼 위기다. 다른 팀들과 승점 차이도 크게 벌어져 이제 K리그1 잔류에 있어 ‘경쟁’이란 단어를 붙이기에도 무리가 있다.

현재로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공수에 걸쳐 적잖은 선수 영입이 있었음에도 현실은 강등 위기다. 김 감독은 제주전을 마친 뒤 “감독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며 “선수들이 패배의식에 젖어있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있는데, 그 부분이 그라운드에서 나타나고 있다. 극복하기 힘들겠지만, 힘을 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