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삼성 허윤동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삼성 허윤동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팀이 가장 필요로 한 순간 생애 첫 기록을 쏟아내며 응답했다.

대체선발로 활약 중인 삼성 라이온즈 좌완투수 허윤동(21)이 에이스도 못한 13연패 탈출의 선봉장 역할을 수행했다.

허윤동은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88개의 공으로 2안타 3사사구 7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삼성의 8-0 승리를 이끌었다. 허윤동은 프로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첫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하며 최근 2경기의 부진도 털어냈다. 앞선 7월 2차례 선발등판에서 연거푸 패전투수가 됐고, 평균자책점(ERA)은 무려 11.42였지만 후반기 첫 선발등판은 성공적으로 마쳤다. 시즌 4승(2패)째를 챙기며 ERA는 5.26에서 4.53으로 낮췄다.

출발부터 좋았다. 1회말 김준완~김혜성~이정후를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요리했다. 3회말 2사 후 몸에 맞은 볼과 볼넷으로 첫 번째 위기를 맞았지만, 김혜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넘겼다. 4회말에는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이후 3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아냈다. 5회말과 6회말에도 출루를 허용했지만, 2루 진루 없이 무사히 마운드를 내려왔다.

허윤동은 개막 직후 한 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팀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그에게 기회가 왔지만, 3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6월 다시 기회를 잡아 5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3승, ERA 3.12의 호투로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 시속 140㎞대의 힘 있는 직구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어 효과를 봤다. 7월 2경기에서 부진해 코칭스태프에게 확고한 믿음을 주진 못했으나 올스타 휴식기 동안 재정비하고 돌아와서는 힘 있는 공으로 팀 구성원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허윤동의 분전에 불펜도 화답했다. 삼성은 7회부터 우완 이승현~좌완 이승현~사이드암 우규민에게 1이닝씩을 맡겼다. 3명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허윤동은 경기 후 “연패로 분위기가 좋지 않아 무실점만 생각했다. 이닝을 길게 가져가기보단 매 이닝을 마지막 회라는 생각으로 던졌다. 그랬더니 욕심내도 안 됐던 첫 QS까지 따라왔다. 연패를 끊어 다행이다”고 밝혔다. 이어 “긴 연패로 팀 분위기도 안 좋았지만 팬들에게도 너무 죄송했다. 앞으로 더 나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척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