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선아와 엄정화, 김혜수가 각각 드라마 JTBC ‘디 엠파이어:법의 제국’과  JTBC ‘닥터 차정숙’, tvN ‘슈룹’의 원톱 주인공으로 나선다. 사진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사람엔터테인먼트·JTBC

배우 김선아와 엄정화, 김혜수가 각각 드라마 JTBC ‘디 엠파이어:법의 제국’과 JTBC ‘닥터 차정숙’, tvN ‘슈룹’의 원톱 주인공으로 나선다. 사진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사람엔터테인먼트·JTBC


김선아·엄정화·김혜수 동시 출격

김선아 ‘디 엠파이어’ 내달 첫 방송
엄정화 ‘닥터 차정숙’ 10월 선보여
‘슈룹’ 김혜수 20년 만에 사극 도전
전도연·송혜교도 신작 준비 한창
‘여성 원톱’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쏟아진다. 김혜수, 엄정화, 김선아 등 여성 톱스타들이 올해 가을 저마다 주연 드라마를 내놓고 시청률 경쟁을 펼친다. 최근 여성 캐릭터가 이야기를 주도하는 서사가 방송가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관련 드라마를 제작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진 덕분이다. 전도연, 송혜교 등도 내년 초까지 관련 흐름을 이어가면서 당분간 안방극장은 ‘여인천하’가 될 전망이다.


●이미지 변신의 무대로


김혜수와 엄정화, 김선아는 비슷한 시기 주연 드라마를 통해 3파전 구도를 형성한다. 김선아 주연의 JTBC ‘디 엠파이어:법의 제국’(디 엠파이어)이 9월 24일 첫 방송하고, 김혜수와 엄정화가 tvN ‘슈룹’과 JTBC ‘닥터 차정숙’을 10월 차례로 선보인다.

이들은 각 작품을 통해 색다른 시도에 나선다.

김혜수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중전 역을 맡아 2002년 SBS ‘장희빈’ 이후 20년 만에 사극을 내놓는다. 엄정화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등장해 코믹하고 인간적인 매력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각오다. 김선아는 권력세습의 중심에 선 검사를 연기하며 재벌가의 민낯을 드러내는 과정을 이끈다.

9월 3일 첫 방송하는 tvN ‘작은 아씨들’도 김고은, 남지현, 박지후 등 여성 배우들로 주연 라인업을 채웠다. 이들은 부유한 가문에 맞서는 세 자매의 이야기를 그린다. 송혜교와 전도연은 각각 복수극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와 사교육 소재를 택한 tvN ‘일타 스캔들’을 내년 초 내놓기 위해 촬영에 한창이다.


●“자기 목소리 내는 여성 캐릭터들”

이처럼 ‘여성 원톱’의 무대가 로맨스를 넘어 다양한 장르와 서사로 확장해가고 있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29일 “여성 캐릭터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펼친다는 점이 과거와 조금 달라진 대목”이라며 “한국사회 젠더 감수성의 변화 등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도 “최근 시청자들이 자신과 동일시할 수 있는 여성 캐릭터를 선호하는 추세”라며 “안방극장의 주 시청층인 40∼50대 여성의 시선에 맞춘 드라마가 제작되면서 베테랑 연기자들의 안방극장 복귀가 맞물리고 있다”고 말했다.

남녀의 로맨스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안방극장에서 이를 풀어갈 젊은 남성 스타가 부족한 상황도 영향을 미친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드라마 주연으로 내세울 만한 20대 중반∼30대 초반 남성 톱스타가 많지 않은 데 비해 여성 연기자층은 비교적 두터워 캐스팅 폭이 넓다”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