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이드파이어의 보컬리스트 겸 기타리스트 윈 버틀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케이드파이어의 보컬리스트 겸 기타리스트 윈 버틀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미상 수상 경력이 있는 록 밴드 아케이드파이어의 보컬리스트 겸 기타리스트 윈 버틀러(42)가 최소 4명의 팬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음악 전문 매체 피치포크는 28일(현지시간) 버틀러가 록스타라는 지위와 팬덤을 악용해 당시 18세~23세이던 여성 팬 3명과 1명의 젠더 플루이드(gender-fluid·성 정체성이 유동적으로 변하는 것)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버틀러가 34세에서 39세였던 2016년∼2020년 사이 그가 원치 않는 성적 메시지를 보내고, 음란 영상을 요청했으며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릴리라는 가명을 쓴 젠더 플루이드는 버틀러가 그들을 성폭행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세 여성은 나이 차와 불균형한 권력역학으로 인해 그와의 관계는 부적절한 것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피오나라는 가명을 사용한 여성은 20세 때인 2017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아케이드 파이어의 콘서트 때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보낸 후 버틀러로부터 성적인 문자 메시지와 영상을 받았으며, 이후 직접적인 성관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피오나는 그와의 관계가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쳤고 우울증이 생겨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피해자 세라는 23세였던 2018년 인스타그램을 통해 버틀러와 연결됐으며 그가 점점 더 노골적인 음란 영상을 요청하기 시작했으며 그가 자신을 성적 유희의 대상으로 악용한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버틀러는 4명의 팬과 성관계는 인정했다. 하지만 모두 합의하에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내 행동으로 상처를 받은 모든 사람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누구 말이 맞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버틀러가 이들 4명과 혼외 관계를 맺은 것은 분명하다. 버틀러는 밴드에서 함께 활동하는 여성 멤버 레진 알렉산드라 샤사뉴(46)와 2003년 결혼해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아케이드파이어는 2011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받은 캐나다 출신의 실력파 록밴드로, 버틀러는 보컬 겸 기타리스트로 이 밴드를 이끌어왔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