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력의 반전남!…벨로드롬은 ‘이태호 돌풍’

입력 2022-09-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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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태호(34, 20기). 투지와 테크닉, 템포조절능력을 고루 갖춰 결과가 뻔해 보이는 경주 판도를 뒤집는 이변을 자주 일으키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팬들 후기 칭찬이 쏟아진다

상대가 누구든지 저돌적 전법
낙차사고 없는 효율적 테크닉
마크형 불구 템포 조절도 탁월
“식상함 깨 팬들 통쾌함 느껴”
경륜은 신체 운동능력이 다소 떨어져도 작전만 잘 쓴다면 얼마든지 순위권 진입이 가능한 종목이다. 반대로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도 라인이나 연대 세력이 부족하면 입상권 진입이 쉽지 않다. 최근 벨로드롬에서 매 경기 팬들을 즐겁게 하는 돌풍의 주인공 이태호(20기 34세 신사)가 이런 경륜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선수다.

요즘 경륜 팬들은 결과가 뻔해 보이는 경주의 판도를 뒤집는 이변의 주인공, 이태호의 매력에 빠져있다. 그가 경주를 마치면 객석에서 갈채가 쏟아지며 각종 경륜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이태호에 관한 후기와 칭찬이 쏟아진다.

이태호는 아마추어 시절과 훈련원(졸업성적 10위)에서도 중위권에 머물던 평범한 선수다. 하지만 현재 S1반에서 당당하게 활약하고 있다. 이태호는 프로 데뷔 후 급격한 변화보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극대화했다. 7월 17일 부산 대상 경주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임채빈과 동반입상이 유력했던 김희준, 정재원을 밀어내고 임채빈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생애 첫 대상 입상이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케이블TV 스포츠채널 중계진은 이례적으로 2위인 이태호와 공식 인터뷰를 했다. 그만큼 요즘 경륜에서 핫한 선수라는 증거이다.

경륜 선수로서 이태호의 매력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상대가 누구든, 또 특정 라인이 아무리 강력해도 주눅들지 않는 투지다. 특선급은 SS반을 중심으로 2진급까지 어느 정도 틀이 정해져있다. 축과 초반 후위를 확보할 마크 선수가 주로 득점이나 인지도, 지역 친분 등으로 맞추어지기 때문이다. 이 판도를 깨는 건 쉽지가 않다.

하지만 이태호는 어느 경주에서든 과감하고 저돌적으로 자신의 주 전법을 구사한다. 쟁쟁한 2진급 마크맨들이 이태호에 밀려난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 과정이 매우 드라마틱해 팬들을 사로잡는다.

테크닉도 탁월하다. 이태호가 마크를 빼앗는 타이밍은 가히 동물적인 감각이라 할 만큼 절묘하다. 몸싸움을 즐기는 선수는 낙차를 유발해 안팎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는데, 이태호는 2019년 12월 이후 낙차사고는 물론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적도 없다. 몸싸움을 하면서도 사고 없는 뛰어난 효율성, 흔히 말하는 가성비 갑이다. 경륜 전문가들은 이태호를 가리켜 강광효, 김철석, 김우년, 박일호 이후 맥이 끊긴 벨로드롬 테크니션의 계보를 잇는 선수라고 호평했다.

세 번째로 마크형이란 불리함에도 경주에서 템포를 조절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속도를 올려야할 때 상대 또는 반대 라인을 막아내거나 내·외선에서 누르고 밀어 올리는 능력이 남다르다. 한두 선수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많게는 4, 5명을 상대로도 가능하다. 이런 능력 때문에 비슷한 마크형 뿐 아니라 선행형의 축도 긴장시키게 만든다.

예상지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강축에 득점 2, 3위가 아무 저항 없이 뒤를 따르는 식상한 전개를 깨는 이태호의 경주에 팬들이 신선함과 동시에 통쾌함을 느끼는 것 같다”며 “안전을 바탕으로 세련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운영을 계속 펼쳐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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