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하정이 5일(한국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FINA세계주니어수영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여자 접영 100m 결선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1분00초10으로 터치패드를 찍은 그는 한국에 사상 첫 메달을 안겼다. 사진제공 | 대한수영연맹

양하정이 5일(한국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FINA세계주니어수영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여자 접영 100m 결선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1분00초10으로 터치패드를 찍은 그는 한국에 사상 첫 메달을 안겼다. 사진제공 | 대한수영연맹


‘최고참’으로서 과정과 결과 모두 가져왔다. 결과물이 한국수영의 사상 첫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주니어수영선수권 메달이라 더욱 값졌다. 양하정(17·대전체고2)은 지금의 기세를 이어 성인 무대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양하정은 최근 페루 리마에서 열린 대회 여자 접영 100m 결선에서 1분00초10만에 터치패드를 찍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히라이 미즈키(일본·59초53)와 베아트리츠 베체라(브라질·59초69)를 넘어서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난적이었던 파올라 보렐리(이탈리아·1분00초49)를 꺾고 이 대회 한국수영의 사상 첫 메달을 가져왔다.

양하정은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이번 대회가 첫 국제대회이자 출국도 처음이라 긴장이 많이 됐다. 여권도 만드느라 바빴다”며 “부모님께서 부담 없이 즐기라고 조언해주신 덕분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되돌아봤다.

대회 개막 전 양하정의 개인 최고 기록(59초51)은 전체 3위로 메달권 진입이 점쳐졌었다. 그러나 대회 개막 후에도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 예선과 준결선 모두 1분01초대 기록에 머물렀고, 7명에게 주어지는 결선행 티켓도 7위로 겨우 거머쥐었다. 메달권 진입이 멀어진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결선에서도 첫 50m를 28초29만에 통과하며 히라이, 베체라, 보렐리에 이은 4위에 그쳤다. 그러나 마지막 50m 구간을 31초81만에 달리며 보렐리를 꺾고 동메달을 수확했다.

양하정은 “예선과 준결선 동안 최대한 자세에 신경을 쓰며 컨디션과 밸런스를 잡으려고 했다. 히라이가 우승할거라 예상했지만, 다른 선수들을 의식하지 않았다. 그 덕에 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설명했다.

우승의 기쁨은 컸다. FINA의 시상식 사진 촬영 때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사실도 모를 정도였다. 현역 시절 국가대표 접영 선수였던 아버지 양대철 씨와 같은 영법으로 한국수영사에 이름을 남겨 기쁨은 두 배였다. 그는 “경영 국가대표 주장인 김서영이 롤 모델이다. 나도 태극마크를 달고 성인 국가대표로서 세계무대에 도전하고 싶다”며 “국가대표가 된다면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