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청 최종범(가운데)은 2013년 한국 남자원반던지기 한국기록인 59m68을 던지며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불혹을 넘긴 올해에도 허리디스크 부상을 딛고 정상자리를 수성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5월 전남 나주에서 열린 전국실업육상경기대회 남자원반던지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최종범과 2위 김동혁(왼쪽), 3위 김일현(오른쪽). 사진제공 I 한국실업육상연맹

강릉시청 최종범(가운데)은 2013년 한국 남자원반던지기 한국기록인 59m68을 던지며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불혹을 넘긴 올해에도 허리디스크 부상을 딛고 정상자리를 수성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5월 전남 나주에서 열린 전국실업육상경기대회 남자원반던지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최종범과 2위 김동혁(왼쪽), 3위 김일현(오른쪽). 사진제공 I 한국실업육상연맹


불혹을 넘겨서도 국내 최강자로서 장수하고 있다. 이젠 성인무대에 데뷔했을 때 태어나지 않았던 후배들과 경쟁하지만, 기량과 멘탈은 20~30대 못지않다. 한국 남자원반던지기 최강자 최종범(41·강릉시청)은 내년 시즌과 그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최종범은 한국 남자원반던지기의 역사 그 자체다. 20대 중반이던 2006년과 2007년 각각 57m48과 58m68을 던져 2년 연속 한국신기록을 수립했다. 2013년엔 59m68로 자신의 기록을 또 넘어섰다.

그는 올해 5월 전남 나주 전국실업육상경기대회 남자원반던지기에서 54m15로 우승하는 등 3위권 밖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러닝 중심의 철저한 자기관리와 현역생활 유지를 위한 강렬한 열망이 조화를 이룬 덕분이다.

최종범은 최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5월 나주 대회에서 우승해 ‘40대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 뿌듯하다. 원반던지기의 매력은 원반이 날아가는 ‘궤적’이다. 그 매력이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현남중 1학년 재학 중 종목에 입문한 최종범은 이듬해 턴 동작이 몸에 익으면서 유망주로 거듭났다. 내년이면 운동을 시작한지 30년이 된다. 그는 “40대까지 선수생활을 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지도자 제의도 있었지만 연이 닿지 않은 점도 컸다”며 “소속팀 막내인 신가은(20·20㎞ 경보)의 부모님과 나이차가 크지 않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걸 체감한다”고 술회했다.

부상 암초를 만났지만 묵묵히 전진하고 있다. 5월 나주대회 이후 허리디스크가 발병해 왼쪽 엄지발가락 저림 증세가 생겼다. 수술 소견을 받았지만 전국체전 출전 의지가 강해 대회를 마친 뒤 조치를 취할 생각이다.

최종범은 “중학교 3학년 때 1.0㎏ 원반으로 66m12를 던졌지만, 2.0㎏를 던지는 성인 무대에선 60m의 벽을 못 깨 아쉽다”면서 “부상으로 통증에 시달린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후배들의 도전과 부상을 이겨 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