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과 배터리 호흡, 안방 경험이 주는 효과…SSG 김원형 감독 “포수의 영향력 볼 테니까”

SSG 김원형 감독. 스포츠동아DB

“영향력을 보겠죠.”

SSG 랜더스는 강한 외국인투수들을 보유했다. 윌머 폰트(32)는 올 시즌 최고 외국인투수로 평가받는다. 8월 들어 체력소모에 따라 부진을 겪기도 했으나, 시즌 성적은 여전히 13승6패, 평균자책점(ERA) 2.80, 이닝당 출루허용(WHIP) 0.96으로 뛰어나다.

교체 외국인선수로 영입한 숀 모리만도(30)는 후반기 최정상급 투수로 분류된다. 불과 10경기 만에 7승1패, ERA 2.05, WHIP 1.14를 기록했다. 규정이닝의 70%를 채운 SSG 선발투수들 중에선 후반기 ERA 1위다.

포수진의 활약이 뒷받침된 결과다. 폰트는 그동안 나선 27경기 중 22경기를 이재원(35)과 함께했는데, ERA 2.59, WHIP 0.93의 뛰어난 결과를 냈다. 모리만도는 김민식(33)과 호흡을 맞춘 6경기에서 ERA 1.66, WHIP 1.16으로 활약했다.

20일 인천 KT 위즈전에선 모리만도와 김민식의 호흡이 돋보였다. 모리만도는 투구수 92개 중 약 70%에 가까운 공을 스트라이크로 만들었다. 제구는 물론 구위까지 끌어올린 덕에 더욱 공격적 투구가 가능했다는 평가다. 모리만도는 “김민식의 볼배합이 좋아 믿고 던졌다”고 밝혔다.

김민식, 이재원 모두 경험이 풍부한 포수다. 2017년 KIA 타이거즈에서 뛰던 김민식은 주전포수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끈 바 있다. 이재원 역시 SK 와이번스(현 SSG) 시절부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이런 경험들이 외국인투수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 김원형 SSG 감독의 판단이다.

김 감독은 “대부분 ‘포수의 볼 배합이 좋았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사실 투수가 잘 던진 덕도 크다. 하지만 배터리라면 항상 붙어있는 경우가 흔치 않나. 들인 시간만큼 호흡이 좋아지는 것”이라며 “나와 함께한 (박)경완이도 경험이 쌓이고 쌓여 능숙한 볼 배합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외국인투수가 이적해서 오면 국내선수들에 비해 합을 맞출 시간이 부족할지 몰라도, 그 팀 포수들의 영향력을 먼저 볼 것”이라며 “그 포수가 어떤 경험을 해왔고,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 서로 믿고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