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북 칠곡 파미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DGB금융그룹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문도엽이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25일 경북 칠곡 파미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DGB금융그룹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문도엽이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3위권과 제법 차이가 있어 마치 문도엽(31)과 김한별(26), 둘만의 매치 플레이를 보는 듯했다. 3라운드까지 5209명의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은 가운데 선선한 가을 날씨를 보인 4라운드에는 7158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뜨거웠던 문도엽과 김한별의 치열한 우승 경쟁은 구름 갤러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문도엽이 연장 접전 끝에 뒤늦은 시즌 첫 승에 성공하며 통산 3승에 입맞춤했다.

문도엽은 25일 경북 칠곡 파미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DGB금융그룹 오픈(총상금 5억 원) 4라운드에서 21언더파 263타를 쳤다. 김한별과 동타로 정규 라운드를 마친 뒤 18번(파5) 홀에서 펼쳐진 1차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김한별을 따돌리고 우승상금 1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2018년 7월 KPGA 선수권대회와 지난해 4월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 이어 1년 5개월 만에 챔피언 트로피를 추가하는 기쁨을 누렸다.

19언더파 1타차 1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문도엽은 1~2번(이상 파4)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낸 김한별에게 단독 1위 자리를 내줬지만 3번(파5) 홀에서 이글을 잡아 3연속 버디를 잡은 김한별과 공동 선두가 됐다. 김한별이 5번, 7번(이상 파4) 홀 버디로 2타 차 단독 1위로 달아났지만, 11번(파4)과 12번(파3) 홀 연속보기를 적어내며 다시 문도엽은 두 번째 공동선두가 됐다. 14번(파4) 홀을 마쳤을 때 다시 세 번째 공동 선두가 된 둘의 균형은 15번(파4) 홀에서 문도엽의 보기로 또 깨졌다. 티샷 실수로 보기를 적어내 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4번째 공동 선두를 만들어내며 결국 연장으로 승부를 끌고 갔다.

문도엽. 사진제공 | KPGA

문도엽. 사진제공 | KPGA


플레이오프에선 티샷부터 희비가 엇갈렸다. 먼저 친 김한별의 티샷은 왼쪽 러프로 향했고, 문도엽은 페어웨이를 지켰다. 결국 과감히 투온을 시도했던 문도엽은 버디를 낚는데 성공해 파에 그친 김한별을 제쳤다.

문도엽은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2개를 적어내며 2타를 줄였고, 김한별은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3타를 줄였다.

“너무 오랜만에 우승을 해 기분이 좋다. 사실 이번 대회에 앞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조금씩 나아지는 중이었지만, 자신감이 넘칠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힌 문도엽은 “첫날부터 경기력이 올라오고 퍼터감도 점점 더 좋아졌다. 하루하루 열심히 하다보니 우승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지만 2번 홀부터는 한 번도 단독 1위에 오르지 못했던 그는 “초반에 밀렸지만 흔들리지 않고 내 플레이를 하자고 마음먹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통산 3승 중 2승을 연장 승부에서 따낸 그는 “져도 2등이라는 마음으로 임했다”면서 “오랜만에 많은 갤러리들 앞에서 플레이를 해 더 즐겁게 플레이했다. 응원해주신 팬들 그리고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날 박상현(39)에게 역전 우승을 허용한 김한별은 1년 만에 설욕에 나섰지만 우승을 목전에 뒀다 2년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박상현은 10언더파 공동 9위에 자리했다.

칠곡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