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성웅, 양현민, 류경수 3인3색 ‘힙스터 무당’으로 변신했다. 신들린 굿판이 된 영화 ‘대무가’(제작 쿠키픽쳐스)를 통해서다.

내달 12일 개봉하는 영화는 신(神) 빨이 떨어진 세 무당이 재개발을 앞둔 7구역을 차지하려는 조직의 두목(정경호)을 상대하기 위해 굿판을 벌이는 내용을 담았다. 굿이라는 샤머니즘적인 소재에 시종일관 신나는 프리스타일 힙합 비트를 접목해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전해준다.

연출을 맡은 이한종 감독은 27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굿’이라는 소재를 택한 이유에 대해 “원래 초현실적 주제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런 소재를 SF나 판타지가 아닌 아니라 취업, 가정, 부동산 문제 등 각 세대가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과 혼합해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굿판 연기, 뮤지컬 하듯 연습”

이 감독은 극중 무당 캐릭터를 더욱 섬세하게 그려내기 위해 현직에 있는 무속인부터 우리나라 무속 석학 등에게 자문을 받았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세 명의 무당을 연기한 박성웅과 양형민, 류경수는 굿판을 벌이는 연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잊지 못할 기억”이라고 전했다.

마성의 무당 ‘마성준’ 역의 박성웅은 “저희가 벌이는 굿판 장면의 몸짓은 공연 안무가가 전부 안무를 짜주셨다. 배우들끼리 영화를 위해 3개월 동안 연습실에 모여서 연습했다”라며 “모든 안무가 몸에 완전히 밴 상태에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스트바 에이스 출신 무당 청담도령를 연기한 양현민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노래와 안무를 하는 게 힘들었지만 박성웅 선배님, 류경수 배우와 함께 연습실에 모여 뮤지컬하 듯, 연극하 듯 생활했던 게 재미 있었다”라고 말했고 초보 무당 ‘신남’을 연기한 류경수는 “되든 안 되는 무조건 몸을 움직여서 연습해보려고 했다. 생각하고 말하는 것 보다 일단 몸으로 먼저 익히려고 했다”고 돌이켰다.


○박성웅 “정경호 빌런 출연, 나 때문”


영화의 빌런으로 나선 정경호의 캐스팅은 박성웅에 의해서 성사됐다. 다른 스케줄로 인해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한 정경호 대신 마이크를 잡은 박성웅은 “경호는 저 때문에 이 작품을 하게 됐다. 지금 하는 영화에 빌런 역을 연기할 배우가 없다고 말했더니 시나리오를 보고 싶다고 하더라. 시나리오를 보고 감독님과 미팅을 하더니 곧바로 출연 하겠다고 하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사실 얼굴만 보면 우리 셋(박성웅, 양현민, 류경수)가 악당으로 보이고 경호는 순딩순딩해 보이지 않냐. 그런 이미지 때문에서라도 도전해 보고 싶어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폭 등 악역을 주로 맡던 양현민은 “선한 역할을 하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입을 열었다. “극중 누군가를 구하게 되는데 내가 해하지 않고 구하는 연기를 한다는 게 설¤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취업준비생이었다가 초보 무당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연기한 류경수는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20대”라면서도 “다만 이 캐릭터가 모든 20대의 모습을 대변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치기 어리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