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홈 유니폼, 성지 ‘상암벌’에서 첫 선…기운 받은 ‘캡틴손’ 결승골 [현장리포트]

27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카메룬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경기가 열렸다. 한국 손흥민이 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태극전사의 새로운 붉은색 홈 유니폼이 5만9389명이 들어찬 한국축구의 성지 ‘상암벌’에서 첫 선을 보였다.
처음으로 신형 홈 유니폼을 입은 축구국가대표팀이 2022카타르월드컵 최종 모의고사를 마쳤다.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카메룬과 친선경기 전반 35분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선제 헤더골이 터지자 더욱 진해진 붉은색 물결이 요동쳤다.

대표팀의 새 유니폼은 19일 공개됐다. 홈 유니폼은 어깨 부분에 호랑이 줄무늬를 형상화 한 물결무늬를 입혔고, 거침없는 도깨비의 기세를 붉은색으로 표현했다. 유니폼 우측의 상의 하단부터 하의 상단까지 도깨비의 꼬리를 표현한 그래픽도 특징이다. 과거 디자인보다 한국축구의 색채가 더욱 뚜렷해졌다. 원정 유니폼은 하늘, 땅, 사람의 조화를 상징하는 삼태극이 강조됐다. 검정 배경에 파랑, 빨강, 노랑 색상의 전면 프린트 패턴을 얹은 이색적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태극전사들은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코스타리카와 친선경기에서 처음 새 유니폼을 착용했다. 홈 유니폼이 아닌 원정 유니폼이었다. 전반 28분 날카로운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연 황희찬(울버햄턴)이 새 유니폼을 입고 골을 뽑은 첫 번째 선수가 됐다.

새 홈 유니폼을 카메룬전에서 처음 착용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상암벌이 한국축구의 성지이기 때문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카메룬전에서 홈 유니폼을 입은 것은 한국축구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차지하는 상징적 의미 살리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다만 26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치른 올림픽대표팀은 다음을 기약했다. 시기상 새 유니폼을 먼저 착용하고 경기에 나설 수 있었지만, 구형 유니폼을 입고 피치를 누볐다. 대한축구협회는 “성인대표팀이 먼저 홈&어웨이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를 소화한 뒤 연령별 대표팀으로 넘어가는 방침이 있다”고 설명했으나, 제작사 나이키의 유니폼 수급에 차질이 생긴 까닭도 있다.

A대표팀이 카메룬과 경기에서 새 유니폼을 입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26명 선수 전원에게 각 2장의 유니폼이 지급됐고, 트레이닝 킷 수량도 충분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스태프는 회색 바탕에 푸른색 소매의 트레이닝저지를 입고 경기를 지휘했다.

신형 홈 유니폼을 입고 첫 골을 뽑은 이는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이었다. 전반 35분 김진수(전북 현대)의 강력한 왼발 슛을 상대 골키퍼가 쳐내자 손흥민이 시원한 헤더골로 연결했다. 경기 종료까지 리드를 지킨 대표팀은 1-0 승리로 9월 A매치를 마무리했다.

상암 |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