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FC ‘페더급 챔피언’ 김수철(왼쪽)이 25일 일본 사이타마슈퍼아레나에서 열린 라이진38에서 오기쿠보 히로마사(오르쪽)를 상대로 3-0 심판 전원일치판정승을 거둔 모습. 사진제공 | 로드FC

로드FC ‘페더급 챔피언’ 김수철(왼쪽)이 25일 일본 사이타마슈퍼아레나에서 열린 라이진38에서 오기쿠보 히로마사(오르쪽)를 상대로 3-0 심판 전원일치판정승을 거둔 모습. 사진제공 | 로드FC


로드FC ‘페더급 챔피언’ 김수철(31·ROAD FC GYM 원주)의 아시아 3대 단체 석권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수철은 25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라이진38에서 오기쿠보 히로마사(34)를 3-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꺾었다.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모은 대결이었다. 로드FC 밴텀급 챔피언 출신과 라이진FF 밴텀급 그랑프리 우승자의 맞대결은 두 단체의 자존심이 걸린 일전이었다.

김수철은 경험 많은 파이터인 오기쿠보에 비해 언더독으로 평가받았다. 7년만의 원정 경기인 데다 평소 익숙한 케이지가 아닌 링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기에 적응 문제도 있었다. 감량도 쉽지 않았다. 김수철은 당초 페더급으로 오퍼를 받았다. 그러나 경기가 밴텀급으로 진행돼 단기간에 11㎏ 넘게 감량해야 했다. 이 탓에 위에 염증이 생겨 고통을 안은 채 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나 투지를 발휘한 김수철은 모든 것을 이겨냈다. 1라운드 초반 낭심을 맞아 불안하게 출발했음에도 2라운드부터는 상대를 압도했다. 연이은 펀치로 다운을 이끈 데 이어 태클도 여러 차례 성공시켰다. 3라운드에는 태클과 타격으로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았다. 오기쿠보는 태클로 반격을 시도했는데, 김수철은 이를 모두 막아냈다.

경기 후 김수철은 “피니시를 못한 것과 (상대 스타일에) 많이 말렸던 게 아쉽다. 감량을 급격하게 하는 바람에 위에 염증기가 있었다. 1라운드에 니킥에 보디블로를 맞았을 때 (원래는) 데미지가 별로 없는 건데도 이번엔 느낌이 와서 그 때부터 경기가 말렸던 것 같다”고 밝혔다.

김수철은 이번 승리로 일본 밴텀급 최강자로 불리는 호리구치 교지와 타이틀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호리구치는 UFC, 벨라토르를 경험한 파이터로 라이진 밴텀급 초대, 4대 챔피언이다. 현지에선 김수철의 타이틀전 명분이 충분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수철은 “2라운드에 KO를 시켰으면 (호리구치) 교지를 콜하려고 했다. 어쨌든 내 목표는 교지와 한 번 붙어보는 거다. 기회만 주시면 좋은 경기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수철은 2012년 싱가포르 원챔피언십 밴텀급 초대 챔피언, 2017년 로드FC 밴텀급 챔피언, 2022년 로드FC 페더급 챔피언에 올랐다. 라이진FF 밴텀급 챔피언으로도 등극한다면 아시아 3대 단체를 석권하는 유일한 선수가 된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