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행 예약’ 김민재, 못하는 게 없다!…생애 첫 WC 로드는 비단길

입력 2022-09-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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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국가대표팀 김민재. 스포츠동아DB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26·나폴리)가 생애 첫 월드컵 출전에 비단길을 깔았다.

김민재는 코스타리카(2-2 무)~카메룬(1-0 승)으로 이어진 9월 A매치 2연전에서 눈부신 퍼포먼스를 펼치며 2022카타르월드컵 최종 엔트리(26명)의 한 자리를 빠르게 예약했다.

표현 그대로 ‘통곡의 벽’이었다. 특히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카메룬과 친선경기에서 진가를 입증했다. 권경원(30·감바 오사카)과 짝을 이뤄 중앙수비수로 나선 그는 90분 내내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모든 면에서 카메룬 공격진을 압도했다. 우수한 피지컬을 갖춘 김민재는 빠른 스피드로 구석구석을 누비며 상대의 패스 줄기를 끊었고, 과감하고 적극적인 볼 경합으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진수(30·전북 현대) 등 좌우 풀백들의 오버래핑이나 대각선 움직임, 미드필더들의 위치 변화로 수비라인이 엷어질 때면 어느새 빈 공간으로 이동해 자리를 커버한 장면들도 인상적이지만, 전반 초반 위험지역에 날아든 볼을 골문 근처에서 머리로 걷어낸 모습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공격 가담도 대단했다. 뛰어난 제공권으로 코너킥과 세트피스에서 위협적 플레이를 보여줬고, 날카로운 공간 활용과 탈 압박에 이은 전진 패스로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포르투갈)이 강조한 후방 빌드업에 힘을 실었다. 경기 최우수선수(MVP) 선정은 당연했다.

앞선 코스타리카전(23일)도 나쁘지 않았다. 대표팀이 2실점을 했으나 중원에서 예기치 않은 실책으로 볼이 끊겨 빚어진 일이라 김민재도 어쩔 수 없었다. “카메룬전은 내용과 결과를 모두 가져와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속내다. 9월 소집훈련을 시작하며 “골도 넣고 싶지만 무실점 경기를 하고 싶다”던 약속을 지켰다.

동료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꾸준히 후배의 놀라운 성장을 지켜본 주장 손흥민(30·토트넘)은 “(김)민재는 따로 언급할 내용이 없다. 그저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공격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았다면 이제 팬들을 매료시키는 최고의 수비수가 됐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물론 만족하고, 안주할 겨를이 없다. 어디까지나 평가전이다. A매치 개인통산 44경기(3골)에 출전한 김민재의 시선은 월드컵으로 향한다. 4년 전 러시아대회 때도 출전이 확실시됐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꿈이 꺾인 터라 카타르월드컵은 더욱 간절하다. 브라질~칠레~파라과이~이집트와 맞선 6월 A매치 4연전을 포기한 것도 부상 치료와 회복에 전념해 카타르에는 반드시 가겠다는 의지에서였다.

유럽 빅리그로 손꼽히는 이탈리아 세리에A와 ‘별들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누비며 월드컵 마지막 점검과 예열에 나설 김민재는 쟁쟁한 스타들과 만나야 할 ‘벤투호’에 없어선 안 될 제1의 수비 옵션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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