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에반스 킵코에치 코리르가 16일 펼쳐진 2022 경주국제마라톤에서 2시간09분57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골인하고 있다. 코리르는 35㎞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나와 결승선까지 1위를 지켰다. 경주 | 송은석 동아일보 기자 silverstone@donga.com
코리르는 16일 열린 경주국제마라톤에서 2시간09분57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8 대구마라톤에서 2시간06분35초의 개인최고기록을 세우고도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을 씻는 우승이다.
외국선수들을 초청하기 시작한 2007년 대회부터 총 14차례의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케냐 국적 선수의 우승은 이번 대회까지 총 11차례다. 2011년 대회부터는 10회 연속 우승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마지막으로 벌어진 2019년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던 케네디 키프로프 체보로르(32·케냐)가 출전하지 않은 가운데 이번 대회 국제 엘리트 남자부는 10㎞, 15㎞, 25㎞, 32㎞, 35㎞ 지점에서 모두 선두가 바뀌는 혼전양상이었다. 하지만 꾸준히 선두권에서 달리며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던 코리르가 35㎞ 지점부터 치고나가 결승선까지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레이스를 마친 뒤 코리르는 “(선수로) 치고나간 선수들이 확신이 없는 게 보였다. 시계를 보며 내 페이스에만 집중하려고 했다”며 “이렇게 더운 날씨에서는 뛰어본 적이 없었고, (코스가) 언덕도 많았다. 이미 5㎞ 때부터 쉽지 않은 레이스가 될 게 느껴져 체력조절에 신경 썼다. 우승까지는 기대하지 못했는데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이날 출발 당시 기온은 섭씨 15도였지만, 레이스 종반인 오전 11시에는 체감온도가 20도까지 올랐다.
2019년 멕시코 대회 이후 3년 만에 개인통산 3번째 우승을 기록한 코리르는 “늘 챔피언을 꿈꿨다. 엘리우드 킵초게(38·마라톤 세계기록 2시간01분09초 보유자)와 케냐에서도 훈련을 가끔 같이 하는데, 킵초게는 늘 우리에게 ‘언젠가 챔피언이 될 수 있다’며 계속 힘을 준다. 킵초게의 그런 에너지를 닮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2위는 2시간10분7초로 레이스를 마친 토마스 키플라갓 로노(35·케냐)에게 돌아갔다. 2019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6분00초의 개인최고기록으로 우승하는 등 한국에서 2차례 우승한 바 있는 로노(35·케냐)는 이날도 32㎞ 구간 한때 선두로 나섰지만, 코리르에게 역전을 허용한 뒤 선두그룹 하위권까지 쳐졌다. 마지막 5㎞에서 스퍼트하며 2위로 골인해 조금이나마 자존심을 지켰다. 로노는 “아직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이 안 됐다. 그래도 함께 훈련하는 케냐 선수들과 같이 수상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는 주낙영 경주시장, 이철우 경주시의회의장, 임대기 대한육상연맹회장, 여준기 경주시체육회회장, 이진숙 동아오츠카 상무, 박제균 동아일보 논설주간 등이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권재민 기자 jmart1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