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제공
새 극장판 ‘꽃피는…’ 누적 51만 돌파
추억의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새로운 극장판이 20대 관객을 저격하며 비수기 극장가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가을 개봉한 한국영화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떡잎학교’(꽃피는 천하떡잎학교)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개봉한 ‘꽃피는 천하떡잎학교’는 류승룡·염정아 주연의 ‘인생은 아름다워’와 장기 흥행 중인 ‘공조2: 인터내셔날’에 이어 9일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당시 4위로 개봉한 뒤 ‘정직한 후보2’를 꺾고 3위까지 올라선 영화는 12일 박성웅·정경호 주연의 ‘대무가’를 비롯해 ‘오펀: 천사의 비밀’, ‘티켓 투 파라다이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 할리우드 영화들이 대거 개봉하면서 8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입소문에 힘입어 사흘 만에 다시 3위로 올라섰다.
‘꽃피는 천하떡잎학교’는 스물아홉 번째 ‘짱구는 못말려’의 극장판이다. 1992년 TV에서 처음 방송돼 전 세대의 사랑을 받으며 이듬해부터 매년 극장판으로 개봉됐다. 이번엔 짱구와 친구들이 엘리트 양성학교인 천하떡잎학교에 입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날까지 누적관객 51만 명을 모으며 극장판 시리즈 중 가장 흥행에도 성공했다. 시리즈 중 종전 최고 흥행 기록을 가진 영화는 35만 명을 모은 2018년 ‘아뵤! 쿵푸 보이즈∼라면대란∼’이다.
주요 관객층이 20대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CJ CGV와 롯데시네마 예매 분석에 따르면 예매 관객 중 20대가 각각 35%와 44%로 압도적으로 높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당시 TV로 즐겨 봤던 애니메이션을 스크린에서 다시 보기 관객이 모이고 있다. 일종의 레트로 열풍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이번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은 어른을 위한 영화”라는 평가도 쏟아지고 있다. 치열한 학업 경쟁을 벌이는 된 짱구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청춘의 모습을 대변한다는 반응이다. “다 커서 ‘짱구’ 보다가 울게 될지 몰랐다”, “상영관 여기저기서 어른들이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성과중심의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한 격려 같은 영화”라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