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울산의 2023 과제 “더 어려울 타이틀 수성”…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입력 2022-10-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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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K리그1(1부) 울산 현대는 2022시즌 정상에 섰다. ‘하나원큐 K리그1 2022’에서 22승10무6패, 승점 76으로 1996, 2005년에 이어 통산 3번째 별을 가슴에 달았다. 지겨운 ‘2인자 꼬리표’를 떼자 상복도 터졌다. 24일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을 싹쓸이했다. 홍명보 감독은 감독상, 주장 이청용은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베스트11도 가장 많은 4명(이청용·조현우·김영권·김태환)을 배출했다.

그러나 우승은 ‘어제 내린 눈’에 불과하다.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을 뿐, 3회 우승은 여전히 많다고 볼 수 없다. ‘가문의 라이벌’ 전북 현대만 해도 무려 9차례 정상에 올랐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전례 없는 리그 5연패에도 성공해 ‘절대왕조’를 열었다. 당분간 전북이 멈춰있어도 앞으로 울산은 트로피 6개를 더 수집해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그만큼 울산의 갈 길은 멀다는 얘기다. 전북의 르네상스를 일군 최강희 전 감독은 “우승을 한 뒤 딱 하루 좋더라. 홀가분한 감정과 흥분은 금세 사라지고, 새로운 걱정이 그 자리를 채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홍 감독의 생각도 비슷하다. “고통스러운 시즌을 보냈고, 원한 결과를 냈는데 행복하다는 생각이 오래가진 않았다”는 그는 감독상 수상 후 “올해보다 내년이 더 힘들 것이라고 본다. 이에 얼마나 더 철저히 대비하느냐가 과제다. 우리에게는 굉장히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계속적인 전진 의지를 드러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부여다. 번번이 준우승에 머물다 어려운 목표를 이뤄낸 울산은 새 시즌의 방향 설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왕관을 한 번 쓰는 것보다 무게를 견디며 챔피언의 자리를 이어가는 것이 더 어려운 법이다.

선수단 개편은 필연적이다. 당장 마틴 아담, 레오나르도, 바코, 아마노 준으로 꾸려온 외국인선수 진용부터 변화가 불가피하다. K리그는 내년부터 외국인선수 보유한도를 ‘5(국적 불문)+1(아시아 국적)’로 바꾼다. 임대 신분인 레오나르도와 아마노의 거취에 따라 변화의 폭이 결정된다. 아울러 최고참 박주영의 계약연장 등도 서둘러야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결국 구단의 의지에 달려있다. 홍 감독은 “비싼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아닌 훌륭한 선수가 오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지만, 대개 몸값이 높은 선수가 실력까지 갖추기 마련이다. 결국 합리적 투자가 필요한데, 울산은 여전히 많은 물음표에 둘러싸여 있다. 다양한 우승 행사들이 계획된 반면 선수단에 지급할 우승 보너스 규모를 정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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