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늘어난 시즌 중 K리그1 감독 교체, 효과 제대로 본 팀은 대구뿐

입력 2022-11-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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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최원권 감독대행. 사진제공ㅣ한국프로축구연맹

승강 플레이오프(PO)를 끝으로 ‘하나원큐 K리그 2022’의 모든 일정은 마무리됐다. 성남FC와 김천 상무의 강등, 광주FC와 대전하나시티즌의 승격으로 2023시즌 K리그1(1부)에 나설 12팀이 가려졌다. K리그1 팀들은 저마다의 승부수로 막판까지 이어진 생존경쟁에 임했다.


사령탑 교체라는 초강수를 띄운 팀들의 최종 성적표는 어떨까. 지난해에는 FC서울(박진섭→안익수)만이 감독을 바꾼 반면 올해는 수원 삼성, 성남, 대구FC가 차례로 시즌 도중 감독을 교체했다.


가장 먼저 감독을 바꾼 수원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K리그1 11위에 머물던 4월 15일 박건하 전 감독이 물러난 지 사흘 만에 이병근 감독이 부임했다. 이 감독은 기존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포메이션을 바꿔 더욱 공격적으로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한정된 전술과 스쿼드의 한계로 인해 강등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10위에 그쳐 창단 후 처음으로 K리그2(2부) 강등 위기에 몰렸다. 승강 PO 1·2차전 합계스코어 2-1로 FC안양을 따돌리고 가까스로 잔류했지만, 빠르게 감독을 바꾼 것치고는 효과는 크지 않았다.


성남의 사령탑 교체는 실패였다. 일단 시기가 너무 늦었다. 김남일 전 감독은 부진을 거듭하던 4월 초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구단의 만류로 철회했다. 재신임을 받은 김 전 감독은 이후에도 반전을 만들지 못했고, 결국 8월 말 성남을 떠났다. 수석코치였던 정경호 감독대행이 남은 기간을 지휘했다. 선수들의 정신력을 강조해 2연승을 달리며 잠시 희망을 부풀렸지만, 끝내 최하위를 면치 못하며 K리그2로 강등됐다.


대구만큼은 확실한 효과를 봤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 직전인 8월 중순 알렉산더 가마 전 감독이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났다. 수석코치였던 최원권 감독대행은 주장을 세징야로 바꾸는 등 차근차근 팀을 재정비했다. ACL 16강에서 탈락하고 리그에서 전북에 0-5로 대패하는 등 암울한 상황이 계속됐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최 대행은 ‘형님 리더십’으로 대구를 일으켜 세웠다. 2014년 선수로서 대구 유니폼을 입은 그는 8년 동안 플레잉코치~코치 등을 거치며 선수들과 긴 시간을 공유했다. 그 덕에 갑작스럽게 팀을 맡았음에도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할 수 있었다. 전북전 대패 이후 4연승을 포함해 7경기 무패를 달리며 8위로 1부 생존을 확정지었다. P급 지도자 자격증 문제만 해결한다면 최 대행은 가장 유력한 대구의 차기 감독 후보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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