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다 해봐…‘콤팩트 월드컵’은 특별해 [남장현의 알릴라]

입력 2022-11-23 06: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알릴라’는 아랍어로 ‘여행’을 뜻합니다!

2022카타르월드컵이 엄청난 스케일의 성대한 개회식으로 힘찬 출발을 알렸습니다. 최초의 중동, 사상 첫 겨울대회라는 사실 외에 뚜렷한 특징으로 ‘콤팩트 대회’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카타르는 아주 작은 나라입니다. 국토 면적이 우리나라의 경기도보다 살짝 큰 1만1571㎢에 불과하죠. 그래서인지 모든 부분이 압축된 느낌입니다. 당장 경기장 수부터 과거 대회들보다 줄어들었습니다. 8개의 스타디움에서 월드컵을 진행 중입니다. 종전 대회들보다 경기장 4개가 적습니다.

반경 50~60㎞ 내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보니 굳이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해 보이긴 한데, 행정구역은 나눠져 있으니 나눠보자면 수도 도하에 2개, 알라이얀에 3개를 비롯해 알코르, 루사일, 알와크라에 각 1개의 경기장이 있습니다. 물론 32개국 선수단이 머물고 훈련하는 베이스캠프도 굉장히 가깝고요.

그래서 대회 시스템이 아주 독특합니다. 시간대가 조별리그 3차전을 제외하면 현지 기준으로 오후 1시, 4시, 7시, 10시로 구분돼 전 세계에서 몰려든 팬들은 조금 무리한다면 하루 최대 3~4경기씩을 관전할 수 있습니다. 각국 기자들에게도 최대 2경기씩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팬 수송을 위한 셔틀버스가 하루 종일 운영되고(그것도 무료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미디어센터까지 운영된다는 점 역시 흥미롭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대회만 해도 특정 도시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뒤 경기 일정에 맞춰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공한 전세기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대회도 그랬고요.

좁은 지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가 잇달아 펼쳐지고 있어 행복하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도 있습니다.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보니 하루하루가 선택의 연속입니다. 장소야 각기 달라도 시간대가 비슷해 우리 대표팀 훈련장을 찾을지, 경쟁국 훈련장을 방문할지, 주요 경기 현장을 찾아야 할지 고민이 반복됩니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브라질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투어 행사까지 4가지 안이 생기기도 했었죠.

물론 저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카타르를 방문한 모두가 비슷하리라 봅니다. 외국 기자도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마련하려고 애를 쓰더군요. 고민스러운 만큼 더욱 보람 있고 알찼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도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