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김성철 “‘신 스틸러’ 대신 ‘치트키’ 되고 싶어요” [인터뷰]

입력 2022-1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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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NEW

“기쁘고 감사한데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배우 김성철(31)은 영화 ‘올빼미’(감독 안태진, 제작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시사회 이후 자신을 향해 쏟아진 언론과 평단의 극찬이 얼떨떨하다고만 했다. 영화에서 그는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 포로로 잡혀갔다 9년 만에 조선에 돌아온 뒤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왕세자 소현세자를 탁월하게 연기해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줬다. 악랄하고 센 캐릭터가 아니라 선하고 자애로운 캐릭터로도 관객의 뇌리에 박혀 절대 지워지지 않는 ‘신스틸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인 셈이다.

하지만 23일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김성철은 “‘신 스틸러’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조심스럽게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배우들 모두 적재적소에 적당한 캐릭터로 존재한다. 한 캐릭터가 너무 튀게 되면 극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혹시 내가 그런 게 아닌가 싶어 ‘신 스틸러’라는 말은 그만 듣고 싶다”라며 “오히려 이 배우를 통해 극의 전개가 수월해졌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치트키’라는 수식어가 갖고 싶다”고 웃었다.


●“모든 욕심 다 버리고 연기”

영화는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고 하는 맹인 침술사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김성철은 극중 자신이 연기한 소현세자가 돋보였던 이유를 “화자인 침술사를 유일하게 따뜻하게 아껴줬던 유일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현세자가 등장할 때마다 “좋은 BGM이 나온 덕도 크다”며 공을 돌렸다. 다소 적은 분량에 대한 아쉬움도 전혀 없다고 했다.

원래 분량 욕심 같은 건 전혀 없는 편이에요. 소현세자의 마음을 더 잘 보여줄 수 있게 관련한 회상장면이 더 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럼 영화가 제목이 ‘올빼미’가 아니라 ‘소현세자’가 됐겠죠. 하하.”

그는 이번 영화촬영을 2019년 주연한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장사리) 때와는 전혀 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했다고 했다. “그때와 달리 그득그득했던 욕심을 모두 버리고 연기했다”고 돌이켰다.

“‘장사리’를 보고 제 연기에 너무나도 실망했어요. 제 눈에도 너무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게 보였죠. 잘하고 싶어서 너무 욕심만 부리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욕심을 버리고 일단 사람이 되고 연기는 그 뒤에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죠.”


●“존경하는 유해진 선배님의 칭찬, 나 잘 살았다”

그는 극중 인조 역의 유해진과 부자(父子)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그 자체만으로도 영광스럽다”고 눈을 반짝였다. “연기 집중에 방해가 될까봐 쉽게 먼저 말을 걸지 못했지만 유해진 선배님이 먼저 다가와 주셨다”고 고마워했다.

“선배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서 제가 다짜고짜 ‘아버지!’라고 불렀어요. 선배님께서 저를 쓱 보더니 ‘너 같은 아들 낳은 적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제 긴장을 풀어주시려고 일부로 재미있게 받아쳐주신 거죠.”

유해진은 앞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김성철의 연기력과 표현력에 대해 극찬을 쏟아냈다. 이에 김성철은 “존경하는 선배에게 칭찬을 들으니 ‘그래도 내가 잘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미소 지었다.

“선배님 인터뷰를 보고 감사하다고 문자를 드렸는데 바로 전화를 해주셨어요. ‘내가 ’올빼미‘ 홍보를 한 건지, 김성철 홍보를 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어요. 하하. 예전부터 유해진 선배님과 이목구비가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남달라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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