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의 자랑’ 스타디움 에어컨을 제대로 느껴봤습니다! [남장현의 알릴라]

입력 2022-11-23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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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이얀(카타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알릴라’는 아랍어로 ‘여행’을 뜻합니다!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한창 진행 중인 카타르는 지금 겨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날씨가 아닙니다. 페르시아만의 바다를 인접해서인지 굉장히 기온이 높으면서도 습도가 상당합니다. 특히 이 곳의 일상이 시작되는 오전 7시 무렵이면 뜨겁다 못해 따갑기까지 한 태양빛이 강렬합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마냥 고통스럽지만은 않다는 겁니다. 대낮에 조금만 걸어도 땀은 나는데, 건물이나 나무 아래를 찾아 들어가면 금세 시원해지니까요. 또 오후 5시 무렵이면 열기가 잦아들고 서서히 어둠이 깔립니다. 늦은 오후에는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활동하기에도 아주 적합합니다.


아직 대회 초반부이지만 오후 7시 이후의 야간경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문제는 오후경기입니다. 조별리그 2차전까지는 오후 1시와 4시 경기가 진행됩니다. 우리 대표팀은 우루과이와 H조 1차전(24일), 가나와 2차전(28일)을 전부 오후 4시에 킥오프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카타르가 자랑한, 또 FIFA가 철저히 보장한 ‘스타디움 에어컨’ 시설이 있거든요. 낯설진 않았습니다. 11년 전 카타르가 개최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때도 ‘에어컨 스타디움’을 직접 본 적이 있습니다. 다만 최소 4만 명, 최대 8만 명을 수용하는 대규모 경기장에서 가능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죠.


기본 구조는 이렇습니다. 그라운드 주변과 관중석 곳곳의 송풍구에서 찬바람이 나옵니다. 카타르월드컵은 수도 도하와 인근 위성도시에 8개의 경기장을 마련했는데, 도하 하마드국제공항 인근의 974 스타디움을 제외한 7곳에는 에어컨 시설이 있답니다.


태극전사들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치를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을 21일 방문해 직접 잔디를 밟아보고 에어컨을 실제로 경험했는데, 모두가 크게 만족해하는 인상이었습니다. 한결같이 “시원하다”고 했으니까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회 관계자는 “경기장 내부 온도를 섭씨 22~23도로 유지시키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렇다고 종일 에어컨을 풀로 가동하진 않습니다. 경기장 지붕을 최대한 넓혀 강렬한 태양빛을 차단한 뒤 유입된 찬 공기를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다만 포지션별 차이는 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관중석과 가까울수록 시원함이 더할 겁니다.


물론 심야경기에 가까운 오후 10시 경기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날씨 자체도 선선한 데다 경기장 좌석에서 에어컨 바람까지 맞으면 한기를 느끼게 됩니다. 카타르 스타스리그에서 활약한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이 “카타르 겨울도 춥다”고 했는데, 거짓말이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무더위 탓’은 할 수 없는 사상 첫 중동, 최초의 겨울월드컵입니다.

도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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