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박현경. 그는 “지난주보다 조금 높은 순위를 예상한다”고 했다. 지난주 성적은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여자오픈에서 거둔 공동 준우승이었다. 사진제공|KLPGA

15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박현경. 그는 “지난주보다 조금 높은 순위를 예상한다”고 했다. 지난주 성적은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여자오픈에서 거둔 공동 준우승이었다. 사진제공|KLPGA


오늘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 출격
최근 48개 대회서 연속 컷 통과·준우승만 7회
준비된 우승후보, 이번엔 환희 웃을지 관심집중
일각에선 이러다 ‘준우승 징크스’로 굳어지지 않을까 걱정한다. 하지만 정작 선수 본인은 “스스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라며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큐티플’ 박현경(22)이 16일부터 베트남 남부 빈즈엉에 있는 트윈도브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마지막 대회이자 2023시즌 2번째 대회인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 with SBS Golf’(총상금 7억 원·우승상금 1억2600만 원)에 출격한다.

박현경은 지난주 악천후 탓에 2라운드 36홀로 축소 진행된 2023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1타 차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최종일 경기가 열렸다면 충분히 역전을 노려볼만한 위치였지만 이번에는 하늘이 도와주지 않았다.

그는 2022년 4월 KLPGA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에 성공하며 통산 3승을 신고했다. 하지만 그 이후 지난 52개 대회에서 챔피언 트로피를 추가하지 못했다.

2022년 6월 롯데오픈에서 컷 탈락한 뒤 바로 이어진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한국여자오픈,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3연속 준우승을 기록했고, 9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도 2위에 자리했다. 2022시즌에도 8월 대유위니아·MBN여자오픈과 10월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그리고 지난주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까지 모두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52개 대회 중 최근 48개 대회에서 연속 컷을 통과하며 준우승만 7차례. ‘마지막 2%’가 아쉬웠다.

하지만 박현경은 박현경이다.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이후 48경기 연속 컷 통과 기록을 진행 중이고 2022시즌 KLPGA 투어에서 유일한 ‘출장 전 경기(30개 대회 중 27 개) 본선 진출’ 선수일 정도로 그는 언제나 정상에 설 수 있는 ‘준비된 우승 후보’다.

박현경은 아쉬움을 털고 올해 마지막 대회에서 웃을 수 있을까.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15일 기자회견에서 박현경은 “올해 투어 데뷔 후 심리적으로 가장 힘든 한해였던 것 같다”면서 “시행착오도 많았다. 난 유관중일 때 우승이 없어 올해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잘 안 풀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준우승 징크스’ 얘기를 꺼내자 “우승만 없었지 괜찮았던 성적이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내가 우승이 없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난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운이 좀 따랐으면 좋겠다.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그는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에서 어떤 순위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지난주보다 조금 높은 순위”라고 덧붙였다.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박현경’의 자신감이 담겨있었다.

빈즈엉(베트남)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