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영, “내년엔 우승도 추가하고, 각종 지표에서 올해보다 나은 한해 되길”

이가영이 16일 베트남 트윈도브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 1라운드 3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KLPGA

2022년은 이가영(23)에겐 잊을 수 없는 해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이가영은 늘 정상권에 있으면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지난해엔 챔피언조에서 5차례 경기를 하고도 준우승 1번을 포함해 톱3 3번에 그쳤고, 올해는 4월 KLPGA 챔피언십과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2주 연속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 때 ‘뒷심이 부족하다’, ‘준우승 전문’이란 말까지 들었다.

시련은 또 있었다. 올해 전반기에 단 한 번의 컷 탈락없이 꾸준히 안정적인 기량을 발휘하다 하반기 첫 대회였던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를 앞두고 덜컥 코로나19에 감염되고 말았다. 한 주 쉬고 필드에 복귀했지만 후유증 탓에 몸무게가 8kg나 줄며 한동안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복귀 후 8개 대회에서 3번 컷 통과에 실패하고, 1번은 기권하기도 했다. 급기야 일각에선 “올해도 우승은 힘들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매번 정상 문턱에서 좌절을 맛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나도 누구보다 강한 승부욕을 갖고 있다”며 스스로를 담금질하던 그는 지난 10월 ‘2022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마침내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렸던 생애 첫 승에 입맞춤했다. 몸도 마음도 힘든 상황에서 ‘쟁취’한 감격의 첫 승이었다.

16일 베트남 남부의 빈즈엉의 트윈도브스 골프클럽(파72)에서 개막한 올해 KLPGA 투어 마지막 대회이자 2023시즌 2번째 대회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 with SBS Golf’(총상금 7억 원¤우승상금 1억2600만 원)에서 만난 이가영은 “계속 2등만 한다는 이야기를 듣다가 올해는 드디어 우승을 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해가 될 것 같다”면서 “코로나19로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참 올해는 다사다난했던 것 같다. 그래도 만족한다”며 한 해를 돌아봤다.

“내년에는 승수를 추가하고 싶고, 특정 타이틀을 따기 보다는 여러 지표에서 모두 톱10에 들었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마지막 대회도 일단은 톱10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가영은 PLK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3개를 적어내며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52위에 자리했다. 섭씨 30도가 훌쩍 넘는 뜨거운 날씨에 발목이 잡힌 듯 했다.

오프 시즌 계획도 밝혔다. “베트남 대회가 끝나면 당분간 골프채를 놓고 놀고 싶다. 글랭핑도 가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은 뒤 “동계전지훈련은 내년 1월 15일 방콕으로 건너가 3월 3일 귀국하는 일정으로 잡아놨다”며 “올해 코로나19 탓에 체력적으로 많이 부족함을 느꼈다. 몸을 많이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빈즈엉(베트남)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