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한동희·이학주·안치홍·정훈(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작년 ERA-FIP 차이 0.86…10개 구단 최고
노진혁 합류로 내야수 활용폭도 더 넓어져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들이 ‘땅볼투수’들을 빛나게 해줄 수 있을까.노진혁 합류로 내야수 활용폭도 더 넓어져
롯데 투수들의 땅볼유도능력은 지난해에도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전체 인플레이 아웃 가운데 약 55.06%를 땅볼로 잡았다. 팀 땅볼/뜬공 비율은 1.23이다. 리그 최정상급 땅볼투수 에릭 요키시 등을 보유한 1위 키움 히어로즈(55.09%·1.23)와 버금갔다. 2018년부터 최근 5시즌 동안에는 2021년(1.05·4위)을 제외하면 매년 3위권 안에 들었다.
땅볼투수들은 내야 수비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롯데 내야수들의 도움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으로 가늠할 수 있다. 투수의 책임이 큰 홈런, 삼진, 볼넷이 계산식에 들어가는 FIP는 낮은 반면 평균자책점(ERA)이 높다면, 상대적으로 수비의 도움이 저조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롯데의 ERA와 FIP의 차이는 0.86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컸다. 비슷한 땅볼/뜬공 비율을 기록한 키움은 0.19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박세웅은 롯데의 가장 대표적 땅볼투수다. 지난해 박세웅의 땅볼/뜬공 비율은 1.76으로 높다. 팀 내 1위, 전체 4위로 리그 최고 수준인 고영표(KT 위즈·1.92),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1.87), 요키시(키움·1.83) 바로 뒤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FIP는 2.87로 안우진(키움·FIP 2.19·ERA 2.11), 고영표(FIP 2.73·ERA 3.26), 요키시(FIP 2.83·ERA 2.57)와 리그 최상위권인데, ERA는 3.89로 이들 4명과 차이가 컸다.
최근 4시즌 동안 롯데 전력에서 상수로 꼽을 수 있는 포지션은 투수다. 롯데는 탄탄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한 팀을 지향했다. 지난해 스트라이크존 확대와 사직구장 외야 담장을 높인 효과로 투수들의 심리적 안정도 기대됐다. 실제로 홈런 마진(36홈런·40피홈런)도 줄었다. 타자들의 홈런 감소는 당초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기동력 야구 등으로 팀 색깔을 바꿔 대체하려고 했다. 중요하게 여긴 것은 적은 점수차에도 믿고 갈 수 있는 투수였다.
수비력이 뒷받침된다면 롯데가 바라던 야구는 실현될 수 있을 전망이다. 2023년에는 프리에이전트(FA) 내야수 노진혁을 유격수와 3루수로 나눠 기용할 수 있는 만큼 한동희, 이학주, 안치홍, 정훈 등 기존 주전 내야수들의 기용에도 유연성이 생길 수 있다. 롯데가 최상의 내야 수비조합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