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이도현과 정성일(왼쪽부터)이 함께 바둑을 두던 인천 청라호수공원이 ‘글로리 성지’라 불리며 주목 받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특히 ‘글로리 폐인’들은 극중 배경장소로 등장하는 바둑공원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바둑은 문동은(송혜교)이 복수의 도구로 삼는 중요한 장치다. 실제로 대본을 쓴 김은숙 작가가 “(바둑은)상대가 공들여 지은 집을 무너뜨려야 이겨야 한다. 침묵 속에서 욕망을 드러내고 매혹하고 매혹당하고 서로를 발가벗긴다.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그땐 그저 바둑이다”라는 매력에 끌려 소재로 골랐다.
‘글로리 성지’라 불릴 정도로 두 곳의 바둑공원이 등장한다. 문동은의 ‘남자들’인 대학선배 주여정(이도현)과 재벌2세 하도영(정성일)과 연관되어 있다. 문동은이 주여정에게 처음 바둑을 배우는 곳으로 청주에 있는 중앙공원이다. 극중 벚꽃이 휘날릴 때 시작해 노란 은행잎이 떨어질 때까지 바둑을 배웠다. 실제 중앙공원에는 900년이 넘는 은행나무가 있다.
또 다른 한 곳은 박연진(임지연)의 남편으로 하도영(정성일)이 만든 바둑공원이다. 하도영은 제평건설이 만든 바둑공원 준공식에 참석해 홀로 문동은을 추억하기도 한다. 조명으로 그어진 거대한 바둑판과 큰 바둑돌이 인상적인 이곳은 인천 청라호수공원이다. 청라루 바로 옆에 촬영 세트장을 지었다. 258m²(약 78평) 크기의 바둑판 두 개와 대형 바둑돌 등을 설치해 공원 세트를 만들었다. 촬영이 끝나고 소품은 철거했지만, 대형 바둑판 세트는 남아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