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부터 액션까지…넷플릭스 여성 원톱 영화
20일 공개한 김현주 주연의 SF ‘정이’가 선두에 섰다. 김현주는 2194년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우주에 세워진 쉘터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내전의 위기를 끝낼 전설적인 용병 정이를 연기한다. 지난해 5월 세상을 떠난 고 강수연이 정이의 뇌를 복제해 전투 인공지능(AI)을 개발하려는 연구소 팀장 역을 맡았다. ‘부산행’, ‘지옥’ 등 글로벌한 인기를 끌었던 연상호 감독이 연출해 일찌감치 관심을 모으며 공개 3일 만에 1930만 시청 시간을 기록,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극장 개봉에서 넷플릭스로 방향을 튼 천우희의 스릴러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감독 김태준)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동명의 일본 소설 원작으로 모든 개인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을 위협받게 되는 평범한 회사원의 이야기다.
전도연과 전종서는 각각 ‘길복순’과 ‘발레리나’로 액션에 도전한다. 전도연이 타이틀롤로 나선 ‘길복순’(감독 변성현)은 전설적인 여성킬러가 소속된 청부살인업체와 재계약을 앞두고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전종서는 연인인 이충현 감독의 신작 ‘발레리나’에서 친구를 위해 피의 복수에 나서는 경호원을 연기한다.
○주목받는 극장 여성 투톱영화
올해도 극장에 개봉하는 영화의 중심에는 여전히 남자 배우들이 있다. 여성배우들이 주연한 영화들은 남성 배우와 투톱으로 주연하거나 멀티캐스팅 영화의 일부인 경우가 대다수다. 그럼에도 두 명의 여성 배우를 투톱 주연으로 내세운 소수의 영화들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2월 개봉하는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를 배두나와 신예 김시은이 주연했다. 두 배우가 각각 현장실습을 나게 되면서 점차 변하는 고등학생 소희와 소희가 휘말린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를 연기한다.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극찬을 받았다.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작품은 김혜수·염정아 주연의 ‘밀수’다. ‘모가디슈’, ‘베테랑’ 등을 만든 류승완 감독이 처음으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범죄활극으로 1970년 작은 바다 마을에서 밀수에 휘말리게 된 해녀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다미와 전소니는 중국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리메이크 해 두 소녀의 애틋하고 찬란한 우정을 그린 ‘소울메이트’(감독 민용근)를 선보이고 신민아와 김해숙이 ‘휴가’(감독 육상효)를 통해 돌아가신 엄마와 딸의 뭉클한 이야기를 그린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