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가영이 씁쓸한 결단을 내렸다.
26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극본 이서현 이현정 연출 조영민) 12회에서는 하상수(유연석 분)를 향한 감정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커져 버린 안수영(문가영 분)이 공들여 쌓은 모래성을 직접 무너트렸다.
끝내 인연을 매듭짓지 못한 하상수는 복잡한 감정으로 안수영의 집 앞으로 향했고 때마침 전화를 하러 나온 안수영과 마주쳤다. 안수영은 아무런 말 없이 걷기만 하는 하상수의 옆에서 보폭을 맞추며 그와 감정을 나눴고 목적지를 잃어버린 이들의 밤은 더욱 깊어져만 갔다.
이런 가운데 양석현(오동민 분) 내연녀 소식으로 인해 회사가 시끄러워지자, 하상수와 안수영 마음도 함께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폐쇄적인 은행 분위기상 이미 각각의 사내연애가 알려진 두 사람에게 아직 정리되지 않은 관계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미 안수영에게 직진하기로 결심한 하상수는 어떠한 수모를 겪는다 하더라도 안수영에 대한 감정을 포기할 수 없었다. 박미경(금새록 분)과의 관계를 끝맺겠다는 마음을 더욱 굳혀갔다. 반면 안수영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자신 감정이 하상수에게 혹여나 장애물이 될까 갈등하고 있었다. 쉽게 마음을 둘 곳을 찾지 못해 은행을 벗어나 홀로 바닷가를 거닐던 안수영은 지쳐 보였던 하상수 얼굴, 자신이 감당해야만 하는 정종현(정가람 분)과의 관계, 하상수를 포기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박미경까지 주어진 현실을 가만히 곱씹었다. 그리고는 애써 간직해오던 마음을 제 손으로 무너트리기로 결심했다.
자신을 찾아 바닷가로 온 하상수를 바라보는 안수영은 모래성 쌓는 것을 좋아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며 “그럼 마음 편하니까, 차라리 내 손으로 무너트리면”라고 예쁘게 지어놓은 성을 허물어버리려 했다. 이를 본 하상수는 “아닐 수도 있잖아요”라며 안수영 손을 막아섰다. 둥지에서 떨어진 알처럼 어차피 깨질 일에는 쉽게 손대지 않았던 하상수가 안수영으로 인해 삶의 태도가 변화하게 된 것.
이를 들은 안수영은 “달라졌네요, 하계장님”이라며 웃다가도 서글픈 얼굴로 모래성을 바라봤다. 자신의 부탁을 받고 자리를 비운 하상수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안수영은 모래성만 남기고 바닷가를 먼저 떠나버렸다. 그런 안수영을 찾아 헤매던 하상수는 그녀의 집 앞에도 가봤지만 결국 안수영을 만나지 못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다음날 하상수는 회사에서 마주 안수영의 차가운 태도에 이상함을 느꼈다. 심지어 안수영은 이성을 잃은 채 쏘아붙이는 정종현 말도 그저 서늘하게 받아칠 뿐이었다. 정종현의 격앙된 모습에 모두의 시선이 안수영을 향했고 안수영은 꼿꼿한 얼굴로 하상수와 눈을 맞췄다.
차마 믿기 힘든 상황에 놓인 하상수의 흔들리는 눈빛과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초연한 안수영 표정이 교차했다. 마음을 두었던 모든 것이 부서져 버린 순간, 안수영 마음에는 어떤 폭풍이 일어나고 있을까.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