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브부터 ‘소녀리버스’까지…방송가로 확장하는 메타버스

입력 2023-02-0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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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휴먼(가상인간)으로 구성된 4인조 가상 걸그룹 메이브가 최근 MBC ‘쇼! 음악중심’에서 데뷔 무대를 치러 화제다. 이들은 케이팝 스타들의 ‘출연 인증샷’ 장소로 유명한 대기실의 붉은 벽 앞에서 단체 사진도 찍었다. 사진제공|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버추얼휴먼(가상인간)으로 구성된 4인조 가상 걸그룹 메이브가 최근 MBC ‘쇼! 음악중심’에서 데뷔 무대를 치러 화제다. 이들은 케이팝 스타들의 ‘출연 인증샷’ 장소로 유명한 대기실의 붉은 벽 앞에서 단체 사진도 찍었다. 사진제공|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가상 걸그룹 메이브, 참신하다 vs 낯설다

메이브, ‘쇼! 음악중심’서 첫 무대
무대 영상 공개 이틀 만에 90만뷰
카카오 ‘소녀리버스’ 마니아 어필
최근 MBC 음악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의 무대에 오른 걸그룹 메이브가 연일 화제다. 네 명의 멤버는 1월 28일 방송에서 검은색에 찰랑이는 은색 장신구로 수놓은 무대 의상을 차려입고 신곡 ‘판도라’의 박자에 맞춰 화려한 칼 군무를 선보였다. 다른 걸그룹과 별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사람이 아닌 버추얼휴먼(가상인간)으로 구성된 가상 걸그룹이다. 하지만 ‘가상’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여느 케이팝 그룹처럼 보랏빛 응원봉이 가득 찬 객석의 환호를 받으며 데뷔 무대를 순조롭게 마쳤다.

이처럼 가상인간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는 안방극장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음악중심’이 가상 걸그룹을 불러들인 데 이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걸그룹 오디션 콘텐츠 ‘소녀리버스’에서는 전·현직 걸그룹 멤버들이 버추얼 캐릭터(아바타)로 정체를 숨긴 채 보컬과 춤 실력을 겨룬다. 방송가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최첨단 기술력을 폭넓게 적용하는 기회로서 관련 시도를 환영하고 있지만, 정작 시청자 사이에서는 “신선하다”는 호평과 “낯설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메이브 무대 준비만 5개월”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는 성공한 분위기다. 메이브의 ‘음악중심’ 무대 영상은 유튜브로 공개된 지 이틀만인 1월 31일 오후 90만 조회수를 넘겼다. 영상에 달린 5000여 개의 댓글에는 “생동감 있는 움직임에 깜짝 놀랐다”, “노래와 안무의 퀄리티가 기대 이상이다” 등의 긍정적인 내용이 많았다. 메이브를 데뷔시킨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음악중심’ 제작진과 함께 지난해 8월부터 5개월에 걸쳐 무대를 준비했다. 이들은 음악방송을 비롯해 다양한 방송으로 보폭을 넓힐 수 있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5인의 최종 멤버를 뽑는 ‘소녀리버스’도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서 자주 쓰이는 버추얼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오디션 포맷의 식상함을 깼다. 참가자들의 무대 영상으로는 웅장한 신전을 배경으로 삼거나 이들의 무대의상을 순식간에 바꾸는 등 가상세계의 매력을 십분 살렸다. 제작 과정에 시청자의 호기심이 쏠리면서 VR장치를 손에 쥔 참가자들의 안무를 모션 캡처하는 제작 영상이 화제에 올랐다.

소녀리버스. 사진제공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소녀리버스. 사진제공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시청자들 “아직은 어색해”



신기술을 향한 높은 호기심에도 불구하고 해당 소재가 주류로 올라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시청자들은 “3D 캐릭터의 이질감”을 가장 큰 장벽으로 꼽고 있다. 누리꾼들은 메이브의 영상에 “합성 같은 비주얼이 익숙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노래를 가창한 실제인물을 데뷔시켰으면 좋겠다” 등의 아쉬운 반응을 남겼다. ‘소녀리버스’도 버추얼 캐릭터의 한계로 인해 마니아층을 넘어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다.

제작진은 관련 기술을 방송가에 안착시키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의 모회사인 넷마블 관계자는 1월 31일 “버추얼 아이돌이 할 수 있는 참신한 시도의 범위를 넓혀가는 데 중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버추얼 아이돌이)케이팝과 문화콘텐츠를 즐기는 새로운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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