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베이비스텝’…금리 인상 속도조절

입력 2023-02-03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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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美기준금리 연 4.5∼4.75%로 상승
물가상승률 2% 달성 위해 긴축 유지
한은, 인상 부담↓…국내 물가 변수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일(한국시간)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나섰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25∼4.5%에서 연 4.5∼4.75%로 상승해 2007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기준금리(연 3.5%)보다 상단 기준으로 1.25%p 높아졌다. 하지만 지난해 6, 7, 9, 11월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은 것에 반해, 12월 빅스텝(한번에 0,5%p 인상)으로 보폭을 낮춘 이후 올해 첫 FOMC에서 인상 속도를 더 줄인 것이 고무적이다.

다만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최근 완화됐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 물가상승률 목표인 2%를 달성하기 위해 긴축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며 “최근 전개가 고무적이기는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하향 곡선이라고 확신하려면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파월 의장은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며 “경제가 상당한 침체나 실업률 증가 없이 물가상승률 2%로 돌아갈 수 있다고 본다”고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적인 메시지도 남겼다.

이에 글로벌 증시와 암호화폐 등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뉴욕증시의 경우,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92p(0.02%) 오른 3만4092.9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2.61p(1.05%) 상승한 4119.21, 나스닥지수는 231.77p(2.00%) 증가한 1만1816.32에 장을 마쳤다.

국내 증시도 마찬가지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08p(0.78%) 오른 2468.88, 코스닥은 13.66p(1.82%) 상승한 764.62에 마감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1.60% 오른 3010만 원에, 알트코인의 대표주자인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2.88% 오른 210만5000원에 거래됐다.

이제 관심은 23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폭에 쏠리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다소 줄게 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내 물가가 여전히 5%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게 변수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2%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5.0%까지 낮아졌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다시 상승한 것이다. 특히 전기·가스·수도가 28.3%나 급등해 2010년 별도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다. 향후 교통 등 공공요금의 줄인상이 예정된 만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떨어지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도 금융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최근 수출 부진 지속 등 실물 부문 어려움이 확대되는 가운데 물가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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