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문·번역·코딩 ‘척척’…초거대 AI 전쟁 격화

입력 2023-02-06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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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챗GPT’가 IT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일각에선 ‘아이폰’의 등장에 버금가는 파괴력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외 IT기업들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 상용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픈AI의 ‘챗GPT’가 IT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일각에선 ‘아이폰’의 등장에 버금가는 파괴력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외 IT기업들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 상용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美 오픈AI가 만든 챗봇 ‘챗GPT’ 세계적 돌풍

챗GPT, 로스쿨·MBA 시험서 합격점
“아이폰 등장에 버금가는 파급력 지녀”
출시 두 달 만에 월 사용자 1억명 돌파

구글, 광범위한 언어 사용하는 AI 준비
네이버 등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가세
‘챗GPT’가 전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면서, 정보기술(IT)업계의 인공지능(AI)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말 서비스를 시작한 챗GPT는 초거대AI 기반 챗봇이다. 기존 AI가 단순 문답에 그쳤다면, 챗GPT는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고, 문학작품과 논문 등 보다 정교한 결과도 얻어낼 수 있다.

일각에선 ‘아이폰’의 등장에 버금가는 파괴력을 가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외 IT기업들은 챗GPT의 성과에 주목하면서, 초거대 AI 서비스 상용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월 MAU 1억 명 돌파

챗GPT는 미국의 오픈AI가 만든 챗봇이다. 오픈AI는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2015년 설립한 회사다.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우리말로 바꾸면 ‘생성적 사전 학습 변환기’ 정도가 된다.

기존의 AI가 입력된 스크립트만으로 대화를 했다면, GPT는 딥러닝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언어를 생성할 수 있다. 오픈AI는 2018년 GPT-1, 2019년 GPT-2, 2020년 GPT-3로 버전을 업그레이드 해왔다. 챗GPT는 GPT-3.5 버전으로 개발됐다.

자연스러운 대화로 정보를 제공하고, 특히 요청에 따라 작문은 물론 번역, 코딩 등 다양한 전문영역의 역할까지 수행한다. 최근엔 챗GPT가 미국 명문 로스쿨과 경영전문대학원(MBA)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챗GPT는 입소문을 타면서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출시 며칠 만에 100만 명의 사용자를 모았고, 최근엔 월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은행 UBS는 2일 보고서를 통해 1월 챗GPT의 월활성사용자수(MAU)가 1억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했다. 출시 약 두 달 만에 이룬 성과로, MAU 1억 명 돌파까지 9개월이 걸린 ‘틱톡’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오픈AI는 유료버전을 선보이는 등 챗GPT 고도화 및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챗GPT를 ‘만능 AI’라고 보기는 어렵다. 가끔 문맥에 맞지 않는 대답을 하거나, 최신 정보에 대한 오류를 보이기도 한다. 표절을 포함한 부정행위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하지만 향후 IT는 물론 금융이나 전자상거래, 의료, 물류, 교육 등 다양한 산업군의 혁신을 가속화 할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관련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오픈AI에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챗GPT를 적용하는 구상도 내놨다.

자연스러운 대화로 정보를 제공하는 AI(인공지능) 기반 챗봇 ‘챗GPT’ 검색 화면. 사진출처|챗GPT

자연스러운 대화로 정보를 제공하는 AI(인공지능) 기반 챗봇 ‘챗GPT’ 검색 화면. 사진출처|챗GPT



●위기의식 느낀 구글 참전

‘인터넷’과 ‘검색엔진’, ‘아이폰’ 등의 등장에 비견되는 챗GPT의 등장은 IT업계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 검색 방식을 바꿔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위기의식이 커진 탓일까. 구글도 챗GPT에 대항할 수 있는 AI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5일 외신에 따르면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 모회사) CEO는 최근 초거대AI 언어 모델 ‘람다’를 언급하면서, “몇 주 또는 몇 달 안에 광범위한 언어를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출시할 것이다”고 말했다. 구글은 현재 람다를 활용한 챗봇 ‘견습시인’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챗봇을 검색 서비스에 적용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구글 외에도 중국 최대 검색 업체 바이두가 3월 챗GPT와 비슷한 AI 챗봇 공개 계획을 밝히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네이버 상반기 ‘서치GPT’ 출시


국내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3일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 중 ‘서치GPT’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신뢰성과 최신성 부족 등 챗GPT의 단점을 보완하는 한편, 한국어에 최적화된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현재 챗GPT에 대한 관심이 높아 검색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면밀히 보고 있다”며 “네이버는 한국어로는 고품질 검색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거대 AI 모델은 세계 정상급 기술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 서치GPT는 검색 결과에 직접 적용하기 보다는 생성 AI 단점으로 꼽히는 신뢰성과 최신성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이용자와 고민하는 베타 서비스로 별도 운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외 기업들도 AI 서비스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한국어 특화 AI 언어모델 ‘KoGPT’를 공개했으며 LG와 SK텔레콤, KT 등도 초거대AI 기반의 서비스 상용화 및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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