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알칸타라 기대하라” 돌아온 두산 에이스의 책임감

입력 2023-05-03 14: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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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알칸타라.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외국인투수 라울 알칸타라(31)는 2020시즌 KBO리그를 지배한 ‘슈퍼 에이스’였다. 정규시즌 31경기에서 완투승 1회를 포함해 20승2패, 평균자책점(ERA) 2.54, 182탈삼진, 30볼넷,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27회 등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높은 타점을 앞세운 시속 150㎞대 중반의 빠른 공과 스플리터를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으로 꽂는 그를 공략하기란 무척이나 어려웠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기에 2년간(2021~2022년) 일본프로야구(NPB·한신 타이거즈) 생활을 끝내고 KBO리그로 유턴한 알칸타라를 향한 기대는 엄청났다. NPB 시절 주로 불펜으로 뛰며 2년간 63경기에서 4승6패1세이브25홀드, ERA 3.96으로 신통치 않았지만, 익숙한 환경에서 재도약할 수 있으리란 구단 내부의 믿음은 강했다. 두산은 “세부 데이터를 두루 살펴본 결과 KBO리그 최고 수준의 구위와 커맨드를 갖췄음을 확인했다”며 변함없는 활약을 기대했다.

시범경기 3게임에서 1패, ERA 2.19로 컨디션을 점검한 알칸타라는 정규시즌 개막 직후 다소 들쑥날쑥한 투구로 우려감을 드리웠다. 첫 3경기 중 2경기에서 5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강판됐다. 그러나 최근 3경기에선 2승(1패)을 거두며 21이닝 2실점(ERA 0.86)으로 쾌투했다. 본궤도에 올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어느덧 올 시즌 성적도 6경기(35이닝)에서 3승2패, ERA 1.80, 44탈삼진, 11볼넷으로 만족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 등판을 거듭할수록 구위가 점차 살아나고 있어 더욱 고무적이다.

개막 직후의 부진은 2년간 불펜에 익숙했던 투구 패턴을 바꾸는 과정이었다. 스스로도 이를 인정했다. 이제는 한창 좋았던 2020년에 버금가는 컨디션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알칸타라는 “일본에선 중간계투로 뛰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선발투수 보직에 내 몸을 적응시키는 과정이었다”며 “지금의 몸 상태는 매우 좋다. 2020년의 알칸타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외국인투수들의 동반 부진에 발목을 잡혔던 두산으로선 확실한 에이스가 버텨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일본생활을 통해 하나의 깨달음도 얻었다. NPB의 수준급 투수들은 구위뿐만 아니라 다양한 변화구를 원하는 코스에 던지는 능력도 뛰어나다. 알칸타라 또한 2년간 일본투수들의 장점을 파악하면서 한층 더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다양한 구종을 보고 일본야구를 배우면서 좋은 영향을 받았다”며 “빠른 공과 스플리터뿐 아니라 다른 구종들도 언제 어떻게 던져야 할지를 느꼈다”고 밝혔다. 3년 전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는 뜻으로 읽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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