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40년이 된 ‘둘리’가 27년 만에 극장가로 돌아와 30·40세대 등 추억을 자극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제공|워터홀컴퍼니
27년만에 돌아온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사흘간 좌석판매율 21.1% 1위
관객 74% 원작 즐긴 3040세대
골든에그 98% 상영작 중 최고
27년 만에 돌아온 둘리의 열풍이 거세다. 올해 둘리 탄생 40주년을 맞아 고화질(4K)로 다시 만들어 24일 개봉한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아기공룡 둘리)이 어릴 적 원작 만화를 즐겼던 30∼40세대의 추억을 자극하며 극장가로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사흘간 좌석판매율 21.1% 1위
관객 74% 원작 즐긴 3040세대
골든에그 98% 상영작 중 최고
●압도적인 좌석 판매율
29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 날 박스오피스 5위로 스타트를 끊은 ‘아기공룡 둘리’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가디언즈 오브갤럭시: 볼륨3’, ‘인어공주’를 비롯해 31일 개봉에 앞서 대규모 유료 시사를 진행한 ‘범죄도시3’ 등 대작들이 대거 걸린 지난 주말(26일∼28일) 좌석점유율 대비 가장 높은 좌석판매율 기록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전체 극장에 2.5%에 불과한 18만여 개의 좌석으로 판매율 21.1%를 기록했다. 이 좌석 수는 현재 215만여 개 좌석을 확보한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의 약 12분의 1에 해당한다.
좌석 및 스크린수의 한계로 인해 현재까지 누적관객수는 4만751명에 불과하지만 영화에 대한 반응은 그 이상이다. CJ CGV 실관람객 평점인 ‘골든 에그’ 지수는 98%로 현재 상영작 중 가장 점수가 높다.
개봉에 앞서 배급사가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운영한 팝업스토어 ‘둘리 비디오 대여점’은 예약 오픈 5일 만에 전일 방문객 예약이 매진됐다. 관람객에게 선착순으로 제공한 둘리 오리지널 티켓도 대부분의 지점에서 당일 동났다.
●30·40세대들 열광
특히 둘리는 만화를 소비하는 주 소비층인 어린이와 10대보다 1980∼1900년대 TV만화 등으로 원작을 즐겼던 30∼40대 관객들에게 더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9일 CJ CGV 관객 분석에 따르면 30∼40대 관객이 74%인 것으로 집계됐다.
영화사도 이들의 추억을 자극하기 위해 1996년 당시 티켓 가격(7000원)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타임슬립’이란 콘셉트로 특별 상영회를 진행했고 관객에게는 구구단표와 추억의 6공 다이어리를 증정했다.
CGV에서 멤버십에 가입한 신규 10대 관객들에게 둘리 캐릭터가 그려진 한정판 카드를 제공하겠다고 밝히자 온라인에는 30∼40대 관객에게도 제공해 달라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사가 SNS에 공개한 ‘고길동의 편지’도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편지는 만화에서 둘리와 티격태격하며 앙숙이었던 고길동의 시점으로 만들어 “둘리야 네가 이제 마흔이라니, 철들지 말거라. 네 모습 그대로 그립고 아름다웠다고 말해주고 싶다. 건강하라” 등의 내용을 담겼다. 당시 만화를 즐기며 자란 세대들은 둘리보다 고길동의 감정에 이입해 “감동적이다” “읽다가 울었다” “세월이 무상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수천 회나 리트윗 됐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