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피해’ 태국 사살락 “그 사람들에게 신경 안 써”

인종차별 논란에 대한 사살락의 입장. 사진=사살락 SNS

[동아닷컴]

최근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 일부 선수들의 인종차별 논란이 인 가운데, 피해자인 태국 축구선수 사살락 하이프라콘(27)이 심경을 밝혔다.

사살락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이 자리에 오기까지 비난도 많이 받았으나, 그 사람들에게는 신경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나를 사랑하고 기다려주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이분들만이 내가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알고, 나를 자랑스러워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내가 잘 해왔다고 내 입으로 말한 적이 없는데, 오늘날까지 싸워온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면서 "나와 팬들께 감사하다. 난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적었다.

사살락은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서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메시지가 이번 사건에 대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인종차별 논란의 피해자로 떠오른 사살락은 2021년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태국 국가대표팀 출신 측면 수비수. 당시 정규리그 2경기를 소화하고 6개월 만에 태국 리그로 돌아갔다.

울산 현대 선수들은 최근 SNS를 통해 대화를 나누던 중, 사살락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 인종차별 논란은 지난 10일 경기 후 선수들이 SNS를 통해 나눈 대화에서 시작됐다. 이규성이 제주전에서 맹활약한 이명재에게 "동남아 쿼터 든든하다"고 글을 올린 것.

또 정승현이 "기가 막히네"라고 하자, 이명재가 "니 때문이야 아시아쿼터"라고 답했다. 피부색이 어두운 이명재를 동남아 출신 선수에 빗댄 언급 등으로 보인다.

계속해 박용우가 "사살락 폼 미쳤다"라며 과거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태국 국가대표 사살락을 언급했다. 또 구단 스태프가 "사살락 슈퍼태킁(태클)"이라고 적었다.

사살락을 언급한 박용우는 "팀 동료 플레이 스타일과 외양을 빗대어 말한 경솔한 언행으로 상처를 받았을 사살락 선수 그리고 모든 팬과 주변인들에게 죄송합니다"라며 사과문을 올렸다.

울산도 구단 차원에서 사과문을 게재했다. 인종차별 근절을 위한 교육, 사살락과 관계자들에 대한 사과와 상벌위원회 및 징계 절차 진행을 약속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