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숲, 그리고 유적…여름방학엔 여기! [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입력 2023-07-07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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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크고 작은 섬이 옹기종기 이어진 모습이 특징인 죽도, 바닥분수와 야간 경관 조명 등으로 구성한 남당항 음악분수, 만해 한용운 동상과 함께 대표작 시비들이 잔디 광장에 자리해 있는 민족시비 공원, 460여 종의 나무와 870여 종의 식물이 있는 그림같은 수목원(위부터 시계방향).사진제공 l 지엔씨21·홍성군청, 홍성 l 김재범 기자

가성비·가심비 다 잡은 가족 여행지 홍성

천수만 품에 안은 남당항 음악분수 등 명소
죽도 둘레길 바다향·대나무숲향 절로 힐링
위인들의 생가·기념관 등 곳곳에 역사유적
‘그림 같은 수목원’ 돌계단길 인증샷은 필수
여름방학이 다가오면서 자녀들과의 가족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래도 모처럼의 나들이에 평소 도시에서 접하지 못한 경관을 즐기면서 기왕이면 아이들에게 유익한 경험도 되는 그런 곳을 찾는다.

충남 홍성은 그런 점에서 여름 가족여행의 좋은 선택지다. 천수만을 낀 멋진 낙조의 해안선을 갖고 있고, 아이들이 역사 시간에 접했을 여러 위인들의 유적도 곳곳에 있다. 느긋하게 섬 둘레길을 산책하는 ‘슬로우 투어’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여행의 가성비와 가심비를 두루 만족할 이번 여름에 주목할 고장이다.


●요즘 홍성이 미는 명소 남당항


천수만을 품에 안은 남당항은 요즘 홍성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관광명소다. 횟집 중심의 조금 심심했던 예전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거의 환골탈태 수준의 변신을 하고 있다.

지자체가 해변에 대규모 음악분수부터 스카이타워, 노을전망대 등을 조성해 여름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남당항 해양공원 음악분수는 130억을 투자한 6600m² 국내 최대 규모로 바닥분수, 안개분수, 레이저 및 야관 경관 조명 등으로 이루어졌다. 분수 외에 대규모 네트어드벤처와 트릭아트존도 갖추고 있다. 7월부터 본격가동에 들어간다.

내년 1월 오픈하는 높이 65m의 홍성스카이타워도 지역 명물로 기대를 거는 곳이다. 마치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둥근 철골 건축물인데, 정상 전망대에선 천수만의 일품 낙조와 오밀조밀한 해안선을 감상할 수 있다. 상부에 66m 둘레의 스카이워크 체험시설도 들어선다.

남당항 여행은 인근 죽도와 함께 묶어 즐기면 더 좋다. 죽도는 남당항에서 빤히 보이는, 뱃길로 10여분만 가면 도착하는 작은 섬이다. 특이하게 8개의 섬이 올망졸망 이어져 있는데 홍성군 유일의 유인도다. 이곳에서는 해돋이와 해넘이를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섬이 크지 않아 둘레길을 산책하는 데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둘레길 어디서 출발해도 서해 바다와 대나무숲길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김좌진·한용운·성삼문, 그리고 최영

홍성은 고려시대부터 근대까지 우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위인들을 여럿 배출했다. 그래서 곳곳에 생가나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우선 갈산면에는 청산리 전투의 백야 김좌진 장군의 생가터가 있다. 1991년부터 성역화사업을 추진해 본채와 문간채, 사랑채를 복원하고 기념관, 사당, 공원을 조성했다.

인근 결성면에는 독립 운동가이자 승려이며 시인인 만해 한용운 선생의 생가와 민족시비공원이 있다. 생가 입구에 대표작을 비석에 새긴 민족시비공원도 있다. 만해 생가 뒤편으로는 내포역사인물길이 나 있다. 김좌진 장군 생가부터 만해 한용운 생가를 거쳐 결성면의 옛 동헌까지 이어지는 하이킹 코스다. 역사유적을 돌아보며 고즈넉한 숲길 산책을 즐기기 좋다.

홍북읍에는 성삼문선생 유허지와 최영 사당이 있다. 두 곳 모두 매년 제를 지내는 아담한 규모의 사당이 있다. 이중 한 10여분 정도 은근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는 노은리의 최영 사당에서 내려보는 전망이 꽤 그럴 듯하다.


●청초한 연꽃의 자태 감상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고암 이응노 화백도 홍성이 낳은 위인이다. 홍북읍 중계리 홍천마을에 고암 이응노 생가 기념관이 있다. 생가와 전시동을 돌아본 뒤 놓치면 꼭 챙겨서 볼 곳이 바로 옆 연지공원이다. 제법 널찍한 연못에 빼곡하게 연꽃이 자리한 모습이 참 멋있다. 마침 요즘이 연꽃이 개화하는 시기라서 커다란 연잎 위로 청초한 유백색의 연꽃이 하나, 둘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7월 중순이면 꽃들이 만개해 더욱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푸른 연잎과 하얀 꽃, 그리고 야트막한 구릉에 자리한 기념관을 한 눈에 담으며 느긋하게 산책하는 것을 권한다.


●인증샷 명소 돌계단길

그림 같은 수목원은 2005년에 개장한 곳으로 소나무를 비롯해 460여 종의 나무와 870여 종의 식물이 있다. 서해와 가까이 있어 바람이 많고 습도도 높아 다른 곳에 비해 꽃의 개화시기가 2주 정도 늦는 편이다. 그래서 사계절 언제 가도 꽃과 나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전망대로 가는 돌계단길이 여행 인증샷을 찍기 좋다.

홍성 |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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