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너의 시간 속으로’, ‘상견니’와 같고 또 다르게

입력 2023-09-19 10: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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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가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대만드라마 ‘상견니’를 리메이크해 화제다. 원작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 타임루프(등장인물이 일정한 시간을 반복해서 겪는 현상)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살려낸 가운데 한국 배경에 맞게 일부 설정과 장면을 변주해 원작과 비교하는 재미까지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드라마는 1년 전 비행기사고로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 구연준(안효섭)을 그리워하던 한준희(전여빈)가 1998년으로 돌아가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고교생 남시헌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준희는 자신과 얼굴이 같은 권민주라는 소녀의 몸속으로 들어가 남시헌, 정인규(강훈)와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 놓인다. 타임루프의 비밀을 파헤치는 그가 여러 번의 시간이동을 통해 남시헌과 인연을 맺어가는 과정이 로맨스의 핵심이다.

원작이 된 ‘상견니’는 대만 지상파 방송사 CTV에서 2019년 1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방송한 13부작(국내에서는 편당 45분가량으로 나눠 21부로 방송) 드라마다. 대만과 중국, 말레이시아, 홍콩, 일본 등에 방송돼 신드롬 급 인기를 끌면서 주인공 커자옌(가가연), 쉬광한(허광한) 등이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했다.

한국 리메이크작에서는 안효섭과 전여빈이 각각 1998년의 고교생과 2023년의 어른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하며 1인2역을 펼쳐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카세트플레이어와 테이프가 시간이동의 매개체가 되는 점, 이들이 다양한 시간대를 넘나들며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과 의문의 살인사건이 얽히는 전개 등이 원작과 동일하다.

제작진은 1998년의 분위기를 한국에 맞게 표현하며 변화를 꾀했다. 원작에 삽입된 대만 가수 우바이의 ‘라스트 댄스’를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 등 당시 히트곡으로 바꿔 드라마 곳곳에 삽입했다. 타임루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장소인 ‘32레코드’를 리메이크드라마에선 ‘27레코드’로 변경했고, 살인사건의 범인 등 결말도 일부 달라져 반전을 안긴다.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들은 아련한 로맨스 감성이 돋보인다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드라마로 인해 원작을 찾아보는 시청자도 늘면서 ‘너의 시간 속으로’와 ‘상견니’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검색 사이트 키노라이츠의 ‘오늘의 랭킹’ 넷플릭스 부문에서 각각 1위와 8위에 올랐다.

하지만 일부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편당 1시간분량의 12부작으로 이야기를 줄이면서 주인공들이 생일 축하 파티를 하는 장면 등 중요 설정들이 생략됐고, 퍼즐처럼 복선을 맞춰가는 재미가 다소 반감됐다는 지적이다. 해외 원작 팬들은 미국 리뷰사이트 IMDb에 “원작을 따라가진 못했다”는 감상평이 달렸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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