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국 향한 클린스만, K리거 체크보다 급한 ‘유니폼 민원’ 해결…한국축구에 ‘노 관심’ 감독의 ‘노 답’ 행보

입력 2023-09-20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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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독일)이 또 자리를 비웠다.

대한축구협회는 20일 “클린스만 감독이 개인 일정을 위해 전날(19일) 자택이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로 향했다”고 전했다. 웨일스(0-0 무)~사우디아라비아(1-0 승)로 이어진 9월 유럽 원정 2연전을 마치고 14일 돌아온 뒤 닷새만의 출국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에 머무는 동안 K리그1 2경기를 관전했다.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전북 현대-강원FC전을 지켜봤고,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해 FC서울-광주FC전을 살폈다. 전주에선 로베르토 디마테오 전북 테크니컬 어드바이저(기술자문)와도 만났다. 당시 협회는 “전북에서 대표팀 소집이 가능한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와 K리그 등 한국축구에 대한 견해와 의견을 공유했다”고 애써 의미를 부여했으나, 디마테오 어드바이저는 클린스만 감독과 마찬가지로 원격근무가 잦은 인물이란 점에서 긍정 요소는 없다.

사실 국내에서 보낸 5일의 시간도 클린스만 감독이 원한 것은 아니었다. 유럽 원정을 마친 직후 독일 뮌헨으로 이동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분데스리가 경기를 관전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성난 국내 여론을 의식한 협회의 권유로 ‘마지못해’ 돌아왔지만, 불만이 가득했다.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된 복귀 인터뷰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나를 환영해준다”, “많은 분들이 나를 기다린다고 해서 왔다” 등의 불필요한 발언으로 논란을 증폭시켰다.

클린스만 감독의 ‘외유 논란’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2월 선임된 그는 국내 상주가 계약조건이라던 협회의 설명과 달리 대부분의 시간을 해외에서 보냈다. 국내에선 70여일을 보냈을 뿐이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과 협회 중 한 쪽은 거짓말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서 국내 미디어와는 알맹이 없는 비대면 간담회를 갖고, 해외 언론과는 활발한 인터뷰로 대조적 행보를 보였다. “한국 감독이 아니라 해외 셀럽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근무 패턴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 이미 “당분간 (국내·외를) 왔다 갔다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닷새만의 출국’으로 이를 실행한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복귀 시점은 이달 말이다. 밀린 개인 업무를 보고 유럽파를 점검하다가 K리그 현장을 돌며 10월 국내 A매치 2연전(튀니지~베트남)에 대비한다는 것이 협회의 이야기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한국행은 ‘출장’에 가까운 일정인지 모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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