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규정 위반’에도 항저우 곳곳에 걸린 인공기 [항저우 리포트]

입력 2023-09-25 12: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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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탁구 경기가 진행되는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들의 국기가 일렬로 걸려 있다. 태극기 오른편으로 논란의 인공기가 걸려 있는 모습. 항저우(중국)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25일 오전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선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탁구 혼합 복식 북한과 몰디브의 64강 경기가 열렸다. 북한 함유송-김금용조는 몰디브의 이스마일 모하메드 샤판-파추훌라 이스마일 라이사조를 13분 만에 세트 스코어 3-0(11-1 11-2 11-7)으로 꺾고 32강에 올랐다.

이날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엔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들의 국기가 경기장 상공에 일렬로 걸려 있었다. 한국 역시 일본과의 여자 복식 준결승이 예정돼 있었기에 태극기가 여러 국기 가운데 위치해 있었다.

문제는 태극기 바로 옆이었다. 일본과 인도의 국기를 넘어 논란의 ‘인공기’가 또다시 아시안게임 공식 경기장에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5년 만에 국제 종합 스포츠대회에 출전했다. 그러나 지난 23일에 열린 개막식부터 논란의 대상이 됐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정 위반으로 인해 받은 조치를 대회 첫 날부터 무시한 이유에서다.

WADA는 2021년 10월 북한이 반도핑기구의 국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제외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북한 국기인 인공기의 게양을 금지시켰다. 당연히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인공기 게양은 금지돼 있다.

하지만 북한은 23일 개막식 입장부터 대형 인공기를 펄럭이며 등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개막식 이전에 열린 선수단 입촌식은 물론, 북한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장 현장에 곳곳에서도 응원단이 인공기를 흔들고 있다.

주최국인 중국의 제재가 전혀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공식 경기에서 진행되는 행사에서 인공기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24일엔 북한 채광진이 유도 남자 60㎏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시상식에서 인공기가 경기장 위로 올라갔다. 이 종목에선 한국 안바울이 은메달을 땄는데, 공교롭게도 태극기와 인공기가 함께 시상대 위에 걸리게 됐다.

WADA는 자유아시아방송 등 외신을 통해 “북한은 여전히 WADA의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그 결과를 이행하지 않는 단체에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항저우(중국)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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