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꽁꽁 얼어붙었던 극장가에 ‘봄’을 가져온 이 작품. 영화 ‘서울의 봄’이 크리스마스 연휴를 기점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서울의 봄’ 1000만 관객 흥행이 특별한 이유
비수기 11월 개봉한 1000만 한국영화 1호
치밀한 연출·호연…올 한국영화 최고 평점
정우성, 데뷔 30년만에 1000만 배우 타이틀
영화 ‘서울의 봄’이 마침내 해냈다. 12·12 군사반란을 모티브로 한 영화가 크리스마스이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범죄도시3’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1000만 영화 반열’에 올랐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아닌 단일 작품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기생충’ 이후로 4년 만이다.비수기 11월 개봉한 1000만 한국영화 1호
치밀한 연출·호연…올 한국영화 최고 평점
정우성, 데뷔 30년만에 1000만 배우 타이틀
25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은 24일까지 누적 관객수 1030만8165명을 모아 개봉 3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데 이어 이날 오후 1068만 명을 모은 ‘범죄도시3’까지 넘어 올해 최고 흥행작으로 우뚝 섰다. 특히 영화는 상영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압도적인 좌석판매율을 보이고 있어 최종 흥행 성적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00만 흥행, 그 이상의 의미
이 같은 성과는 극장가 비수기로 꼽히는 11월에 개봉하고, 앞서 스타 감독이 만든 대작들도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는 등 한국영화 최대 위기 속에서 이뤄낸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1000만 관객을 넘은 역대 22편의 한국영화 가운데 11월 개봉작은 ‘서울의 봄’이 유일하다.
일반적으로 흥행에 불리한 요소로 평가 받는 ‘무겁고 답답한 현대사 소재’와 ‘권선징악이 이뤄지지 않는 결말’, ‘141분의 긴 러닝타임’ 등도 전혀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반란군과 진압군의 긴장감 넘치는 구도, 배우들의 호연 등에 힘입어 현재까지도 CJ CGV 실관람객 평점 99%를 유지하며 올해 한국영화 중 최고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또 일회성 소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자발적으로 현대사를 돌아보고 영화 속 내용을 현실에 비춰보게 만드는 등 ‘무비 저널리즘’의 역할까지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젊은 시대들의 역사적 관심을 유발하고 세대 간의 소통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대중문화를 넘어 사회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정우성, 마침내 ‘1000만 배우’ 등극
극중 반란군을 막아서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은 정우성은 이번 영화를 통해 데뷔 30년 만에 ‘1000만 배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출세작인 ‘비트’를 시작으로 절친 이정재와 처음 만난 ‘태양은 없다’를 비롯해 ‘무사’, ‘아수라’ 등 다섯 작품이나 함께 해온 김성수 감독과 함께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황정민도 올해 초 선보인 주연작 ‘교섭’의 뼈아픈 흥행 실패를 딛고 2014년 ‘국제시장’(1426만 명), 2015년 ‘베테랑’(1341만 명)에 이어 세 번째 ‘1000만 영화’의 주연이 됐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