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권민지. 사진제공 | KOVO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최근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권민지와 깊은 대화를 나눴다. 포지션 변경이 주제였다.
권민지는 아웃사이드 히터와 미들블로커(센터)를 오갔다. 주 포지션은 아웃사이드 히터지만, 차 감독은 미들블로커로 뛰는 편이 경쟁력을 키우기에는 낫다고 봤다. 그는 “민지는 우리 팀에서 해줘야 할 것이 있는 선수”라며 “갖고 있는 에너지와 기량이 있는데, 그것을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서만 보여주기에는…. (미들블로커로) 들어가면 또 그 역할을 잘해낸다”고 밝혔다.
직접 뛰면서 확신을 갖는 과정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생각이 달랐다. 차 감독은 “다음 시즌부터 아시아쿼터 제도가 달라지니 많은 선수가 들어올 테고, 그러면 포지션 고민을 한 번 해봐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맨 처음 민지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크고 싶다는 의사를 내게 보여서 그 자리에서 계속 뛰게 했지만, 지금은 민지도 (미들블로커 출전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지가 올 시즌이 끝나면 FA다. 난 민지가 대박을 치면 좋겠다”며 웃은 뒤 “지금 이대로(아웃사이드 히터로)는 다른 팀 감독들의 눈에 들기에는 조금 모자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들블로커로 나서기 시작한 뒤로 결과도 나타나고 있다. 10일 현대건설전부터 미들블로커로 뛰기 시작한 권민지는 이날 블로킹 5개를 포함해 12점(공격성공률 43.75%)을 올렸다. 개인통산 한 경기 최다 블로킹(2021년 1월 10일 한국도로공사전·6개)에도 근접했다. 13일 IBK기업은행전에도 미들블로커로 나선 그는 블로킹 2개를 포함해 8점(41.67%)을 뽑으며 안정적 활약을 보였다. 차 감독이 “지도하는 입장에선 (미들블로커로) 플레이에도 파이팅이 있고, 뭐든 잘하고 있다. 난 좋게 보고 있다”고 자신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높이가 낮은 GS칼텍스로선 권민지의 변신이 반가운 일이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