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김다인. 스포츠동아DB
4라운드에는 잠시 끊겼던 세터 역사 중 하나를 다시 썼다. 현대건설이 6전승을 거두는 동안 45.98%의 세트성공률로 세트당 세트 13.27개를 기록하며 생애 첫 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세터의 라운드 MVP 수상은 2019~2020시즌 3라운드 이다영 이후 4시즌 만이었다. V리그가 출범한 2005시즌 이래 역대 99차례의 월간·라운드 MVP 수상자 대부분은 득점력을 앞세우는 공격수들이었다. 세터로는 김다인이 통산 8번째였다.
김다인은 “세터가 받기 어려운데 받게 돼 감사하다”며 “우리 공격수들이 모두 다 (기량이) 좋아서 분배가 잘 된다. 한 명만으로 공격해선 안 되지 않는가. 동료 복이 많아서 좋은 상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나 스스로에게는 그래도 아쉬운 마음도 든다. 좋은 재료를 갖고 좋은 요리를 잘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좀더 잘하지 못했다는 생각에서다. 남들이 보기에는 ‘배부른 소리 같다’고 할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김다인이 춤추게 하는 것은 동료들만이 아니다. 김다인은 올 시즌 현대건설의 선두 질주 원동력 중 하나로 꼽히는 수평적 팀 문화를 이야기할 때도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올스타전에선 선수로 투입된 강성형 감독이 득점 후 세리머니를 망설이자 가장 먼저 뛰어가 군무 참여를 유도했다. 강 감독은 “처음에는 ‘춤추지 않게 해드리는 대신 공격이라도 한 번만 해주시라’고 해 들어갔는데, 분위기에 휩쓸려 (세리머니를) 피할 수 없었다. 아주 민망했던 기억”이라며 웃은 뒤 “그래도 우리 팀의 좋은 분위기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고, 선수들이 좋아해 참 다행이었다”고 돌아봤다.
김현세 스포츠동아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