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슬럼프’ 박신혜, 박형식이 진짜 친구로 거듭났다.
지난 3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연출 오현종, 극본 백선우, 제작 SLL·하이지음스튜디오) 3회에서는 남하늘(박신혜 분)과 여정우(박형식 분)가 동창이 아닌 진짜 ‘친구’로 거듭났다. 인생 최악이자 세상의 끝이라고 믿었던 두 사람의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어 갔다. 하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은 따뜻한 설렘을 선사했다. 3회 시청률은 전국 5.1% 수도권 5.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종편 전 채널 1위를 지켰다.
지난 밤 만취 눈물 포옹으로 새로운 흑역사를 생성한 남하늘, 여정우는 후회와 민망함 속에 “술도 조심하고 서로 닿지도 말자”라고 다짐하는 약속을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날 저녁, 여정우의 옥탑방 유리창이 깨진 흔적이 발견됐다. 공월선(장혜진 분)과 남바다(윤상현 분)가 오늘밤은 함께 내려가 자라고 했지만, 여정우는 남하늘을 다시 마주하기 불편한 지 거절했다. 그 소식을 들은 남하늘이 그를 찾아왔다. 자신도 뻘쭘하기는 마찬가지라며 빨리 잊고 가자고 했다. 무심한 듯 곁에 앉아 유리 파편을 주우며 “잘 될 거야. 네 잘못 아니잖아”라고 툭 던진 남하늘의 한 마디 덕분에 여정우는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집 앞에서 밤공기를 맞았다. 마침 눈앞을 지나가던 앰뷸런스에 남하늘은 “노는 게 적응이 안돼”라며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을 토로했다. 공부와 일밖에 모르던 그가 해보고 싶었다는 것은 고작 밤새도록 논문 읽기. 여정우는 그 말에 경악하며 남하늘을 어딘가로 이끌고 갔다. 남하늘이 학창시절 공부를 위해 참았다는 떡볶이, 오락실, 노래방을 함께 즐기며 두 사람은 복잡했던 머릿속을 비웠다. 한편으로 남하늘은 이 시간을 통해 해본 것 하나 없는 자신의 삶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보’같고 ‘등신’같이 살았다는 푸념에 여정우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산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쓸 데 없이 최선만 다하다가 쓰러졌지”라는 남하늘의 말에 힘내라는 말 대신, “힘내지 말고 그냥 좀 쓰러져 있으라고. 우리, 쓰러진 김에 좀 쉬자”라며 진심 어린 공감과 위로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아직 또 다른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하늘은 병원 퇴직금 내역 확인 중 정규직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여정우는 마취과 의사 강진석(김재범 분)의 변심으로 2차 재판이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특히 강진석은 모든 것을 계획한 듯 조사 불응에 이은 증언 거부로 여정우의 심기를 또 한 번 자극했다. 강진석의 출석 번복에 여정우를 향한 의심과 불신이 더 깊어지는 가운데, 돌연 남하늘이 의문의 증거와 함께 법정에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밤새 수많은 논문을 파헤친 끝에 여정우의 재판을 뒤집을 결정적 사례를 찾은 것.
정작 현실엔 극적인 반전 따위 없었다. 남하늘의 증거가 채택을 거부당하며 아무 소득 없이 돌아서야 했다. 여정우는 법원 앞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멀찍이 선 남하늘과 복잡미묘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바로 그때 남하늘이 넘어진 것을 본 여정우는 그를 일으켜 데리고 인파를 피해 도망쳤다. 여정우는 영업이 중지된 자신의 병원으로 가 남하늘의 상처를 치료해 줬다. 이렇게 찾아와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자, 남하늘은 여정우에게 “위로 받은 거, 갚아주고 싶어서 왔을 뿐이야”라고 말했다.
방송 말미 두 사람은 일출을 보기 위해 동해 바다로 향했다. 일출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지만 구름에 가려 해는 뜨지 않았다. “해 안 뜨는 게 꼭 우리 인생 같네”라는 남하늘의 자조 섞인 농담에 괜스레 가슴이 먹먹해지는 찰나, 여정우는 그의 연락처를 물으며 “동창 말고 친구”가 되자고 말했다. 회색빛의 흐린 바다를 바라보는 두 사람 위로 더해진 “비록 오늘은 해가 뜨지 않았지만 내일은 뜰 것이다”라는 남하늘과 “그렇게 우리는 한치 앞을 모른 채, 뜨지 않는 해를 그럼에도 기다리고 있었다”라는 여정우의 내레이션은 오늘은 먹구름이 가득한 두 사람의 내일을 더욱 응원하게 만들었다.
한편,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 4회는 오늘(4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지난 3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연출 오현종, 극본 백선우, 제작 SLL·하이지음스튜디오) 3회에서는 남하늘(박신혜 분)과 여정우(박형식 분)가 동창이 아닌 진짜 ‘친구’로 거듭났다. 인생 최악이자 세상의 끝이라고 믿었던 두 사람의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어 갔다. 하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은 따뜻한 설렘을 선사했다. 3회 시청률은 전국 5.1% 수도권 5.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종편 전 채널 1위를 지켰다.
지난 밤 만취 눈물 포옹으로 새로운 흑역사를 생성한 남하늘, 여정우는 후회와 민망함 속에 “술도 조심하고 서로 닿지도 말자”라고 다짐하는 약속을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날 저녁, 여정우의 옥탑방 유리창이 깨진 흔적이 발견됐다. 공월선(장혜진 분)과 남바다(윤상현 분)가 오늘밤은 함께 내려가 자라고 했지만, 여정우는 남하늘을 다시 마주하기 불편한 지 거절했다. 그 소식을 들은 남하늘이 그를 찾아왔다. 자신도 뻘쭘하기는 마찬가지라며 빨리 잊고 가자고 했다. 무심한 듯 곁에 앉아 유리 파편을 주우며 “잘 될 거야. 네 잘못 아니잖아”라고 툭 던진 남하늘의 한 마디 덕분에 여정우는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집 앞에서 밤공기를 맞았다. 마침 눈앞을 지나가던 앰뷸런스에 남하늘은 “노는 게 적응이 안돼”라며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을 토로했다. 공부와 일밖에 모르던 그가 해보고 싶었다는 것은 고작 밤새도록 논문 읽기. 여정우는 그 말에 경악하며 남하늘을 어딘가로 이끌고 갔다. 남하늘이 학창시절 공부를 위해 참았다는 떡볶이, 오락실, 노래방을 함께 즐기며 두 사람은 복잡했던 머릿속을 비웠다. 한편으로 남하늘은 이 시간을 통해 해본 것 하나 없는 자신의 삶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보’같고 ‘등신’같이 살았다는 푸념에 여정우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산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쓸 데 없이 최선만 다하다가 쓰러졌지”라는 남하늘의 말에 힘내라는 말 대신, “힘내지 말고 그냥 좀 쓰러져 있으라고. 우리, 쓰러진 김에 좀 쉬자”라며 진심 어린 공감과 위로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아직 또 다른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하늘은 병원 퇴직금 내역 확인 중 정규직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여정우는 마취과 의사 강진석(김재범 분)의 변심으로 2차 재판이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특히 강진석은 모든 것을 계획한 듯 조사 불응에 이은 증언 거부로 여정우의 심기를 또 한 번 자극했다. 강진석의 출석 번복에 여정우를 향한 의심과 불신이 더 깊어지는 가운데, 돌연 남하늘이 의문의 증거와 함께 법정에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밤새 수많은 논문을 파헤친 끝에 여정우의 재판을 뒤집을 결정적 사례를 찾은 것.
정작 현실엔 극적인 반전 따위 없었다. 남하늘의 증거가 채택을 거부당하며 아무 소득 없이 돌아서야 했다. 여정우는 법원 앞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멀찍이 선 남하늘과 복잡미묘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바로 그때 남하늘이 넘어진 것을 본 여정우는 그를 일으켜 데리고 인파를 피해 도망쳤다. 여정우는 영업이 중지된 자신의 병원으로 가 남하늘의 상처를 치료해 줬다. 이렇게 찾아와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자, 남하늘은 여정우에게 “위로 받은 거, 갚아주고 싶어서 왔을 뿐이야”라고 말했다.
방송 말미 두 사람은 일출을 보기 위해 동해 바다로 향했다. 일출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지만 구름에 가려 해는 뜨지 않았다. “해 안 뜨는 게 꼭 우리 인생 같네”라는 남하늘의 자조 섞인 농담에 괜스레 가슴이 먹먹해지는 찰나, 여정우는 그의 연락처를 물으며 “동창 말고 친구”가 되자고 말했다. 회색빛의 흐린 바다를 바라보는 두 사람 위로 더해진 “비록 오늘은 해가 뜨지 않았지만 내일은 뜰 것이다”라는 남하늘과 “그렇게 우리는 한치 앞을 모른 채, 뜨지 않는 해를 그럼에도 기다리고 있었다”라는 여정우의 내레이션은 오늘은 먹구름이 가득한 두 사람의 내일을 더욱 응원하게 만들었다.
한편,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 4회는 오늘(4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