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엔스. 사진제공 | LG 트윈스
염 감독은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전날 선발등판한 엔스에 대해 “우리 팀에 합류해 던진 이래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흡족해했다. 엔스는 최고 시속 148㎞의 직구와 주무기인 커터를 앞세워 4이닝 4안타 1홈런 1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다.
안정적 투구가 돋보였다. 엔스는 3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치다 4회 1사 후 황재균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한 뒤 강백호에게 중월 2점홈런을 맞았을 뿐이다. 홈런을 내준 뒤에도 KT 4번타자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염 감독은 엔스가 배정대, 박병호, 황재균, 박경수 등 KT 우타자들을 상대로 재미를 본 커터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는 “엔스는 커터라고만 부르는 공인데, 거의 슬라이더에 가까운 공이었다”며 “우타자들에게 구종 가치도 좋게 나타나더라”고 평가했다.
10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LG 염경엽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특히 커터로 우타자들의 스윙을 유도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엔스가 이날 구사한 커터 17개 중 우타자들에게 던진 것만 16개인데, 이 가운데 파울, 헛스윙으로 방망이를 끌어낸 것은 12차례에 달했다. 안타로 이어진 공은 없었고, 나머지 4개도 타자들이 모두 서서 지켜만 볼 수밖에 없었다. 염 감독은 “콘택트에 걸리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스윙 비율을 높게 끌어낸 것으로 볼 때 우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보다도 이 공을 결정구로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충분히 들었다”며 “이 점을 발견한 것만 해도 (9일 경기는) 엄청나게 큰 수확”이라고 돌아봤다.
지난해 오랜 숙원이던 외국인타자 잔혹사를 끊어내며 통합우승을 이룬 LG에는 외국인투수 케이시 켈리의 파트너 한 자리를 메우는 작업이 중요했다. 막강한 불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선발진에서 강력한 외인 원투펀치를 갖추기 위해서라도 엔스의 활약은 올 시즌 LG의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요소다. KBO리그에서 첫 공식경기를 치른 엔스는 “타자들이 내 공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봤다”며 “앞으로 내 구종을 다듬어나가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수원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