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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김재환·양석환(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올 시즌에도 여러 불안요소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양의지(37)-김재환(36)-양석환(33)의 클린업트리오가 해결사 본능을 뽐내며 이기는 경기가 늘어난 사실은 분명 인상적이다. 이들 3명 모두 타점 부문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이름값을 하고 있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실패한 22경기에서 두산이 5할 승률(11승11패)을 거둔 데는 타선의 힘이 작용했다. 9차례 역전승(2위)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의 최근 승리 소감에는 클린업트리오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올 시즌 양의지는 28경기에서 타율 0.321, 4홈런, 26타점(4위), 출루율 0.362, 김재환은 32경기에서 타율 0.250, 8홈런, 25타점(공동 7위), 출루율 0.356, 양석환은 32경기에서 타율 0.255, 6홈런, 24타점(공동 9위), 출루율 0.341을 기록 중이다. 클래식 기록에선 최상위권과 다소 거리가 있지만, 해결사 본능만큼은 확실히 발휘하고 있다. 올 시즌 두산이 챙긴 15승(17패) 가운데 이들이 합작한 결승타만 8개(양석환 4개, 김재환·양의지 각 2개)에 이른다.
찬스에 강한 면모는 기록으로도 증명된다. 득점권에서 양의지는 타율 0.500(30타수 15안타), 1홈런, 22타점의 초강세를 보였다. 양석환 역시 타율 0.317(41타수 13안타), 1홈런, 19타점으로 강했다. 김재환은 득점권 타율은 0.265(34타수 9안타)로 3명 중 가장 낮지만, 승부처인 7회 이후, 2점차 이내일 때 3홈런을 포함해 타율 0.412(17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상대 배터리의 머릿속도 매우 복잡해졌다. 게다가 강승호의 타격감이 좋고, 최근에는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까지 살아나고 있어 두산 클린업트리오와 승부를 회피하기도 쉽지 않다. 외인 원투펀치 알칸타라-브랜든의 동반 이탈로 선발진의 무게감이 떨어진 두산으로선 클린업트리오의 맹활약이 더없이 반가울 따름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