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 재벌설 해명 “첫 연봉 5만원, ‘기생충’ 집에서 7년” (유퀴즈)[종합]

입력 2024-05-01 22: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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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 재벌설 해명 “첫 연봉 5만원, ‘기생충’ 집에서 7년” (유퀴즈)[종합]

배우 박성훈이 재벌설을 해명하면서 힘든 시절을 이겨내고 연기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돌아봤다.

1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더 블럭’에는 지난달 종영한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악역 윤은성으로 활약을 펼친 박성훈이 출연했다.

박성훈은 “‘눈물의 여왕’ 작품은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나는 큰 미움을 얻고 있다. SNS 댓글이나 DM으로 심한 욕설들이 온다”고 너스레를 떨며 “그렇다고 기분이 나쁘진 않다. 몰입해서 봐주신 것이니까 이 또한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어머니는 착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계신다. ‘하나뿐인 내편’ 장고래를 연기했을 때 주말 드라마고 주변분들 반응이 좋았으니까. 어머니는 역할이 나쁜 건 잘 안 챙겨보시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박성훈은 “최근에 식당 이모님에게 등짝을 맞았다. 나도 은성이에게 ‘거기서 멈춰. 더 가지 마’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시간을 돌릴 수가 있다면 은성이가 퀸즈에 취업해서 현우보다 더 빨리 혜인이를 만났으면 어땠을까 싶다. 짠했다. 마지막에 은성이의 서사가 풀렸다. 혜인이에게 집착할 때 뒤틀린 사랑이지만 은성이 입장에서는 순애보다. 한평생 한 여자만 봤지 않나. 부모님에게 제대로 된 사랑도 받아본 적 없고. 안쓰러웠다.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까 제대로 된 사랑을 할 줄도 모르는 것”이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성훈이 ‘눈물의 여왕’에 출연한 계기에는 김수현 영향이 컸다고. 박성훈은 “김수현이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어릴 때부터 활동하고 주연 생활을 오래 했지 않나. 내가 연극 판에 오래 있다가 매체로 올 때 그의 연기를 참고하기도 했다. 연기가 되게 섬세하지 않나. 마침 캐스팅됐다고 해서 너무 반가웠고 인간적으로도 어떤 친구인지 너무 궁금해서 출연한 영향도 있다”면서 “김수현은 영리하다고 생각하는 게 자기 자신을 낮춘다. 괜히 어수룩한 척 하고 이상한 소리도 낸다. 주연 배우가 그렇게 하니까 현장 분위기가 더 부드러워지더라. 되게 영리한 친구구나 싶었다. 그리고 김지원은 반장, 전교회장 스타일이다. 갖춰져 있고 정말 착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외고 출신인 박성훈은 어릴 때부터 내성적이었고, 겁도 많았던 터라 배우가 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의아해하셨다고 고백했다. 그는 “아버지가 육사를 하시다가 은행원이 되셨다. 어느날 동문회에 다녀오셨는데 다들 원스타, 투스타인데 우리집은 형편이 안 좋았다. 아버지가 ‘너는 한 우물만 팠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아버지 말씀을 힘들 때마다 많이 되새겼다”고 털어놨다.



박성훈은 금수저, 재벌설도 해명했다. 그는 “넉넉한 집안에서 자라지 못했다. IMF 이후 모두가 힘들었지만 우리 집안도 그 중 하나였다. 고등학교 때 엄청 힘들어지면서 차비 외에는 집안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면서 “군대에서 일병 휴가 이후 상병 휴가 나올 때 8개월 걸렸다. 그런데 어머니가 ‘안 나오면 안 되니’ ‘엄마 아빠 지금 그냥 밥에 물 말아서 김치만 놓고 먹고 있다. 지금 너에게 줄 돈이 없으니까 휴가 나오지 마라’고 하셨다. 속상해서 울었다. 얼마나 돈이 없으면 그런 말씀을 하실까 싶어서”라고 회상했다.

박성훈은 “부모님이 공인중개사를 몇 년 하셨는데 당시 집값이 많이 떨어져서 중개사 임대료, 집 월세 등등 가만히만 있어도 나가는 돈이 엄청 컸다. 가지고 있던 작은 빌라도 처분하고 집안 경제가 점점 악화됐다”며 “휴가 기간 동안 친구들에게 용돈 받아썼고 말년 휴가 나와서도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봤다. 연극할 때는 정말 힘들었다. 처음 극단에 들어갔을 때 1년에 5만원 번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와 ‘기생충’에 송강호 선배님 집 같은 곳에서 7년 정도 살았다. 장마철만 되면 싱크대가 역류해서 정강이까지 물이 찼다. 빗물이 콘센트에 닿으면 감전사 당하니까 쓰레받기로 물을 펐는데도 안 되니까 겨울 솜이불로 빗물을 적셔서 퍼내고 했다. 각종 아르바이트를 엄청나게 했다. 그럼에도 한 번도 다른 걸 해봐야지 생각한 적 없다. ‘빨리 자리 잡아서 부모님께 용돈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모님 때문에 매체로 넘어왔다”고 덧붙였다.

박성훈이 ‘하나뿐인 내편’으로 대중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할 즈음 아버지가 쓰러지셨다고. 그는 “신용카드를 배달하는 일을 하셨는데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곳이었나 보더라. 고개를 숙이면서 머리가 피가 쏠렸고 약해진 혈관이 터져서 쓰러지신 것 같다. 뇌출혈로 몸 한쪽을 못 쓰신다. 강인해보였던 아빠가 약해진 모습을 보니까 그 모습을 마주하기 힘들더라. 혼자 대소변도 못 가리시고, 음식도 간 음식만 드시고, 혀도 반이 마비가 되니까 말도 굉장히 어눌하게 하신다.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박성훈은 “아버지는 지금도 주말드라마 하나 더 하라고 하신다. 병원에서는 밤 늦게 하는 미니 시리즈는 보기 힘든데 주말 드라마는 다른 환자분들과 같이 볼 수 있으니까 뿌듯해 하시더라. 누나도 프로필 사진에 내 사진을 해놨더라. 연극할 때 돈 없을 때 매형이 누나 몰래 용돈 찔러주고 그랬다. 몇 달 전에 매형이 서울 오셨을 때 소고기 사드렸는데 너무 좋았다. 부모님께는 3년 전부터 다달이 용돈을 챙겨드리고 있다. 그 순간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방송 말미에는 부모님께 영상 편지를 보냈다. 쑥스러워하던 그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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