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 류현진~황준서 다음으로 역사 쓴 한화 조동욱

12일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조동욱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대전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상당한 경쟁력 있다.”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은 1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 선발투수로 올해 신인 좌완 조동욱(20)을 내세웠다. 경기를 앞두고 최 감독은 “주무기인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나이에 비해 완성도가 있다. 체인지업은 좌타자에게도 던지더라.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구 구속은 140㎞ 전후 정도로 나오는데, 향상될 여지가 있는 투수라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동욱은 기존 선발투수 문동주가 투구 밸런스 재조정 시간을 더 갖게 되면서 이날 선발등판 기회를 얻었다. 올 시즌 퓨처스(2군)리그에서 거둔 성적은 5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ERA) 2.74였다.
2군에선 꾸준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은 1군 데뷔전이었던 만큼 조동욱에게는 긴장도가 매우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신인다운 패기를 바탕으로 키움 타자들과 정면승부를 펼쳤다.

조동욱은 1회초부터 주무기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키움 좌타자들을 상대했다. 로니 도슨과 김혜성에게 안타와 볼넷을 내줘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후속타자들을 범타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2회초는 이날 첫 삼자범퇴 이닝으로 장식하며 투구수를 크게 아꼈다. 3회초에는 우익수 요나단 페라자의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줬으나, 이후 추가 실점 없이 또다시 키움 타선을 막아나갔다. 4회초에는 김혜성~이주형~고영우로 이어지는 키움 중심타선을 상대로 2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회초를 단 8개의 공으로 넘긴 그는 6회초까지 큰 위기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조동욱의 이날 최종 성적은 6이닝 3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이었다. 가뿐히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마크했다. 투구수는 70개였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5㎞까지 나왔다.

타선은 ‘막내 투수’의 호투에 화끈한 지원사격을 가했다. 3~5회말 잇달아 점수를 뽑아 7-1의 리드를 안겼다. 6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전한 김태연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가장 돋보였다.

한화가 8-3으로 승리하면서 조동욱은 고졸 신인으로서 1군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챙기는 값진 기록을 남겼다. 한화에선 이날 조동욱까지 역대 3명뿐인 진기록이다. 2006년 류현진, 올해 황준서에 이어 조동욱이 주인공이 됐다.

대전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