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자 바뀌어도 문제없다…‘여고추리반 시즌3’도 인기

사진제공｜티빙

심각해지는 ‘청소년 도박’ 현실적으로 담아
‘임수정 PD 투입’ 우려 깨고 시즌제 청신호

티빙 예능프로그램 ‘여고추리반’이 시즌3까지 인기 반열에 오르면서 ‘효자’ 브랜드로 우뚝 섰다. 연출자 교체 등 내부 변화에도 개성을 발휘해 팬덤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 분위기다.

‘여고추리반’은 방송인 박지윤, 장도연, 재재, 가수 비비, 최예나가 가상의 여자고등학교 추리반 학생이 돼 의문의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최근 6화가 공개된 시즌3은 이들이 송화여고에서 양궁부 테러 사건과 과거 학생 사고를 둘러싼 비밀에 접근하는 과정을 담았다.

특히 전교생이 가담한 스포츠 도박 사이트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시청자 사이에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소년 도박 실태가 현실적으로 담겼다는 반응이 나왔다. 실제로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 청소년 도박 검거 건수가 1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배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감을 높인 이야기는 전편들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도 꼽힌다. 시즌 1·2는 사이비 종교 집단 등 현실과 동떨어진 주제를 다뤘다. 시즌3 연출자 임수정 PD는 전편들이 다소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을 개선하기 위해 “오랜 기간 동안 실제 사례와 자료를 조사하며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시청자의 몰입을 키우기 위해 극중 학생들이 각종 도박을 벌이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공간도 인터넷상에 재현했다. 교실, 기록실, 체육관 등 학교 곳곳을 그대로 옮겨놓은 공간에는 출연자들이 실마리를 찾은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또 시청자들이 대화창을 통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추리하면서 ‘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시청자와 접점을 늘린 시즌3은 전편들 못지않은 인기를 끌면서 28일 화제성 조사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TV·OTT 화제성’ 비드라마 5위까지 올랐다.

동시에 연출자 교체에 대한 우려를 깨면서 시즌제 유지에 대한 청신호도 켰다. 앞서 시즌1·2를 만든 정종연 PD가 프로그램을 떠나자 일각에서는 연출자 역량과 흥행이 직결되는 추리 예능 포맷 특성상 시즌3 성공이 힘들 것이란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전편에서 정 PD와 호흡한 경험을 살린 임 PD는 “소중한 지식재산권(IP)을 지켜가겠단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유지혜 스포츠동아 기자 yjh0304@donga.com